‘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10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콘퍼런스홀 달개비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열었다. 협의회는 참사 희생자 97명의 유가족 170여 명으로 구성됐는데 이날 기자회견에는 60여 명이 참가했다. 협의회 대표는 배우 고 이지한 씨의 아버지 이종철 씨가 맡았다.
유가족들은 이날 발표한 창립선언문에서 “정부는 많은 인파가 예상됐음에도 사전 대책을 세우지 않았고, 희생자들의 구조 요청을 외면했으며, 참사 이후 수습도 제대로 못 해 많은 인명 피해를 야기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정쟁을 배제한 철저한 국정조사와 성역 없는 수사 등 모든 수단을 통해 그날의 진실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또 △책임자 강력 처벌 △유족을 위한 소통 공간 및 추모 공간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발언 중 오열하는 유족들로 인해 여러 차례 중단됐다. 유족 한 명이 실신해 119 구조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협의회는 첫 일정으로 16일 이태원역에서 희생자를 위령하는 추모제를 열겠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선 안 된다. (이태원 참사가)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걸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 의원은 “지금처럼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이날 한 유가족은 “세월호가 반정부 세력이냐. 왜 벌써부터 갈라치기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도 “반성을 못할망정 유가족을 욕보이고 있다”며 권 의원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11일 국회 브리핑에서 “유가족을 모욕하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피하려는 정부 여당의 불순한 의도를 더 명확히 했다. 권 의원은 유가족들에게 2차, 3차 피해를 가하는 패륜의 막말을 멈추고 참회의 사과를 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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