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마스크 해제 한다면서”…청소년 개량백신 접종 첫날 시민들 ‘갸우뚱’

  • 뉴스1
  • 입력 2022년 12월 12일 15시 23분


12일 서울 용산구 김내과의원에서 의료진이 동절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가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2022.12.12/뉴스1
12일 서울 용산구 김내과의원에서 의료진이 동절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가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2022.12.12/뉴스1
“1·2차를 맞았는데 또 맞을 필요가 있을까요.”

청소년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가백신(개량백신) 접종이 시작된 12일 서울 관악구 행운동의 한 중학교 등굣길에서 만난 오지훈군(15)은 고개를 갸웃했다.

백신 접종의 사각지대에 있는 만 12~17세 청소년의 개량백신 추가 접종이 이날 시작됐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은 의문을 지우지 못했다. 이날 등굣길에 만난 중학생 12명 중 단 1명만이 접종 의사를 밝혔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접종을 적극 권고하는 방역 당국과 접종 대상인 청소년이 엇박자를 내는 가장 큰 이유는 잦은 접종에 따른 피로도와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풀이된다.

마스크를 코끝까지 올려 쓴 유모군(15)은 “부작용 우려로 1·2차도 맞지 않았으니 개량백신을 맞을 이유가 없다”며 “부모님도 부작용을 많이 걱정한다”고 말했다.

12일 서울 용산구 김내과의원에 동절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가백신 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12일 서울 용산구 김내과의원에 동절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가백신 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코로나에 감염된 적이 있다는 방원태군(14)도 “코로나 걸렸을 때보다 1·2차 백신 맞았을 때가 더 아팠다”며 “이번에도 아플까 싶어 개량백신을 맞지 않을 생각”이라고 털어놓았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신민향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 대표는 “정부가 부작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은 채 개량백신이라며 접종하라는데 자녀에게 백신을 맞으라고 하는 부모가 어딨겠냐”며 꼬집었다.

주요셉 전국학부모시민단체연합 공동대표도 “아이부터 성인까지 모두 백신을 맞아도 감염이 계속된다”며 “우려가 큰 백신을 접종하라는 것은 청소년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접종 전담 소아청소년과의 예약률도 저조했다.

서초구 반포동 소아청소년과의 직원은 “접종 문의는 3~4통 있었지만 이번 주 예약자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강남구 역삼동 소아청소년과의 간호사도 “오늘 예약자는 아무도 없다”며 “접종 시작을 모르는 분도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소통 부재를 언급했다.

12일 서울 용산구 김내과의원에 동절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가백신 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12일 서울 용산구 김내과의원에 동절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가백신 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가 하루 2만명을 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필요한데 정부가 실내 마스크 해제를 언급하며 상반된 메시지를 냈으니 국민은 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도 “오미크론 중증도가 낮아지고 아이들은 면역력이 좋아 후유증이 적게 나타나는 상황에서 방역 당국이 백신 접종의 이익을 더 설명해줬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질병관리청은 겨울철 재유행이 지속되고 있어 면역저하, 기저질환 등이 있는 고위험군 청소년은 접종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두 차례의 기초 접종에서 문제가 없었다면 부작용이 없을 가능성이 높으니 안심하고 추가 접종해도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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