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소아과 입원진료 잠정 중단…전공의 부족”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2일 2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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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제공
길병원 제공
인천의 상급종합병원인 가천대 길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입원 병동이 의사 부족으로 문을 닫았다.

길병원은 “12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소아청소년과 입원 진료를 잠정 중단한. 검사와 외래, 응급실 진료는 정상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병동이 운영을 중단한 건 이번 길병원 사례가 처음이다.

길병원에 따르면 현재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에 가장 부족한 인력은 전공의(레지던트)다. 소아청소년과에 근무 중인 레지던트 5명 중 4년차 4명이 내년 2월 전문의 자격시험을 앞두고 이달부터 진료 업무에서 배제됐다. 이 때문에할 사람이 1명밖에 남지 않게 됐다. 입원병동에서 일할 수 있는 소아청소년과 교수도 2명뿐이어서, 교수 1명이 36시간씩 연속 근무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길병원은 이런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다 결국 지난달 말 입원 진료 잠정 중단 결정을 내렸다. 이 병원 손동우 소아청소년과장은 당시 지역 내 소아청소년과 의원 원장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원장님들이 꾸짖으셔도 드릴 말씀이 없다.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상황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약속한 2월 말이 되기 전에 입원 병동을 열 수 있도록 최대한 인력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선 소아청소년과 의료진 부족 현상이 비단 길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내년 상반기(1~6월)에 국내 65개 병원에서 선발하는 소아청소년과 신규 레지던트 정원은 199명이지만, 실제 지원한 사람은 정원의 16.6%인 33명에 그쳤다. 65개의 병원 중 길병원을 포함한 54곳(83.1%)은 지원자가 ‘0명’이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앞서 9일 성명을 내고 “소아청소년과 진료 대란을 방지하고 진료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관계기관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소아청소년 기본 입원 진료 수가의 100% 인상 △복지부 내 ‘소아청소년 필수진료지원 TF(태스크포스) 팀' 구성 등을 촉구했다.



이지운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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