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서 사고낸 뒤 ‘운전자 바꿔치기’…검찰, 진범 밝혀

무면허 운전으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11살 아이를 크게 다치게 한 5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자기 아내가 운전을 한 척 이른바 ‘운전자 바꿔치기’를 통해 죄를 피하려다가 검찰 수사에서 덜미를 잡혔다.

수원지검 사행행위·강력범죄 전담부(부장검사 김성원)는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보호구역치상),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범인도피교사 등 혐의로 A(59)씨를 구속기소했다.

A씨는 지난 9월5일 운전면허 없이 차량 운전을 하던 중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11살 아이를 들이받아 약 8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그는 사고 발생 뒤 무면허 운전 사실을 숨기기 위해 함께 탄 배우자 B(56)씨에게 “네가 운전자인 것처럼 말하라”고 수사기관 허위 진술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경찰은 지난 11월2일 B씨를 운전자로 보고 사건을 송치했다.

그러나 사고 현장 CCTV 영상을 분석한 검찰은 운전석에서 내리는 사람이 남성인 것 같다고 판단하고 직접 보완수사에 들어갔다.

첫 검찰 조사에서도 A씨 등은 “B씨가 운전했고, A씨는 다리에 감각이 없어 운전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사건을 담당한 검사는 최근 한 달간 사고 차량의 국도 진·출입 내역을 확보하고, B씨 등이 검찰에 출석한 당일 검찰청 인근 CCTV 분석을 통해 평소에도 A씨가 운전한다는 정황을 찾아냈다.

또 사고 현장을 목격한 사람을 새롭게 찾아내 “A씨가 사고를 낸 것”이라는 진술을 받아내 결국 A씨가 자신의 혐의를 모두 자백하게 했다.

검찰 관계자는 “첫 발령 후 1개월이 채 되지 않은 초임검사가 열정적으로 수사에 임해 사무실에서 기록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자체 도시안전센터 등을 찾아가 영상을 확인하고, 추가 현장 목격자 등을 확인해 진범을 밝혀낸 사례”라면서 “사고 운전자가 죄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