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살’ 다음날 靑행사서 언급
직전 회의서 ‘시신소각 은폐’ 결정
徐측 “월북 단정한적 없어” 부인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수감 중)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서욱 전 국방부 장관에게 피살 공무원의 월북 가능성을 강조하는 자료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정황을 검찰이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7세) 사망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1시경 서 전 실장이 서 전 장관에게 보고서 작성 방향에 대해 언급한 정황을 파악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합참의장 및 육해공군 참모총장 보직신고식 참석을 위해 대기하던 서 전 장관에게 “국방부에서 이 씨의 월북 가능성이 높다는 방향으로 정리해줘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발언을 ‘월북몰이’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서 전 실장은 같은 날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열린 2차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살돼 시신이 소각된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사실만 발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전 8시경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이 씨의 피살 사실이 공개될 경우 “남북관계 경색 및 북한의 국제 위신 실추와 대외 입지 위축 등이 전망된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은 서 전 실장이 대북 반감 확산과 대북정책 비판 등을 우려해 보안 유지 지침을 내리고 ‘월북몰이’를 결심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또 서 전 실장은 2차 관계장관회의 후 국방부 보도자료에 ‘배 위에서 신발만 발견되고 실종자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등의 내용을 추가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받은 이영철 전 국방정보본부장은 이 내용이 포함된 보도자료 초안을 서 전 장관에게 보고했고, 이는 다시 서 전 실장과 서주석 전 국가안보실 1차장 검토를 거쳐 최종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 전 실장 측은 “당시 이 씨가 월북한 것으로 단정한 바 없고, 월북에 배치되는 정보를 선별해 삭제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월북몰이’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서 전 실장 측은 "'월북' 표현이 있는 군 첩보를 국방부가 가지고 있으니 해경과 공유하고 국방부도 월북 가능성에 대해 확인해보라는 취지였을 뿐, 월북 가능성으로 정리하라는 취지는 전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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