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감소세가 이어지던 코로나19 유행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이른바 ‘켄타우로스’의 세부계통 변이 BN.1의 검출률이 치솟으면서 확산세가 다시 강해지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연일 8만명대 확진자 발생을 본 전문가들은 앞으로 2주일 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를 9만명에서 많게는 12만명으로 진단했다. 감소세가 계속되리란 의견보다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연말연시 활동 때문에 확진자 규모가 점차 증가할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현재 주간 일평균 ‘6만3103명’보다 줄어들 거란 전망은 없어
15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연구진과 대한수학회 회원들로 구성된 코로나19 수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는 전날(14일)까지의 확진자 수(8만4571명) 자료 등을 기준으로 코로나19 유행예측 보고서를 냈다고 밝혔다.
이때 확진자 수는 최근 90일만에 가장 많았던 직전날(8만6852명)보다는 2281명 적지만 이번 유행이 시작된 이후 첫 8만명대를 기록하자마자 이틀째 8만명대로 위세를 이어갔다.
국내 지역발생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6만3103명이다. 확진자 1명이 주변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Rt)는 1 이상을 유지했다.
심은하 숭실대 수학과 교수팀은 재생산지수를 1.09로 상정하고 오는 21일 0시 기준 ‘보고된 확진자 수’가 10만1629명, ‘실제 그날 확진자 수’가 9만1348명이라는 결과치를 소개했다.
심 교수팀은 일일 확진자 발표 때 보고된 이들의 실제 감염 시기는 며칠 전이라는 상황을 반영해 예측치를 2건씩 내고 있다. 28일 0시 기준의 경우 보고된 확진자 12만234명, 실제 그날 확진자 10만8413명으로 봤다.
이창형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팀은 “현행 거리두기 정책하에서 최근 1주간 전국 감염재생산지수는 약 1.0873으로 추정된다”며 현행 정책을 반영했을 때 21일 신규 확진자가 6만6559명, 28일 신규 확진자가 6만9730명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재생산지수가 1.2로 추정치보다 높다면 21일 6만8848명, 28일 7만8642명 발생할 수 있고 1.4까지 오른다면 21일 7만2935명, 28일 9만5829명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1보다 낮은 0.8로 떨어지면 21일 이후 하루 확진자는 6만765명 또는 그 이하로 추산했다.
이 교수팀은 “계절적 요인과 연말·연시 등으로 인해 향후 2주간 확진자 수의 증감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재생산지수 값이 1.2로 높아질 경우 2주 후 일별 신규 확진자 수는 9만명대, 일별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130명대”라고 말했다.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팀은 최근 추정된 감염전파율 값의 ±10% 범위를 이용해 일주일 평균 수치를 예측했고 21일 7만682명, 28일 7만1232명, 2023년 1월 11일 6만9845명으로 예상했다. 또 위중증 환자는 21일 491명, 28일 500명, 1월 11일 514명으로 내다봤다.
정일효 부산대학교 수학과 교수팀은 최근 1주일(7~13일) 재생산지수를 ‘1.35’로 잡고 현재 수준으로 확진자 발생이 지속된다면 14~20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를 6만8751명, 21~27일 7만7743명으로 전망했다.
권오규 수리과학연구소 공공데이터분석연구팀장은 “주어진 추정값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앞으로 30일 동안의 감염 확산 과정을 계산해봤더니 2주 후면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BN.1 확산, 실내 마스크 해제 앞두고 변수로 부상
신규 확진자와 재감염 추정 사례 모두 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특히 하위변이 BN.1 검출률이 향후 유행의 변수로 떠올랐다. 당국은 BN.1이 현재 우세종인 BA.5만큼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유행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면밀히 관찰하겠단 입장이다.
BN.1은 이른바 ‘켄타우로스 변이’로 불린 오미크론 BA.2.75의 세부계통 변이다. 지난 9월 첫 검출된 이래 최근 4주일간(11월 3주부터 12월 1주까지) 검출률이 ‘7.6%→7.7%→13.2%→17.4%’로 솟았다. 해외유입 확진자 중에선 24.2%가 BN.1 변이였다.
이에 대해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둔화했던 확진자 규모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현재 유행은 증감을 반복하면서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BN.1이 증가하긴 해도 그 속도는 상당히 완만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BQ.1이나 BQ.1.1 등에 비해 낮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기존 BA.5만큼 속도가 빠르지는 않을 것”이면서도 “BN.1의 점유율이 계속 증가하면서 겨울철 유행에 일정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면밀하게 보겠다”고 말했다.
당국은 최근 유행 추세 등을 고려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의 조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23일까지 관련 기준을 설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당국은 “일상 회복으로 나아가기 위해, 동절기 2가백신 추가접종은 필수”라는 뜻을 강조하고 있지만 목표만큼 접종률이 오르진 않아 고심이 깊을 전망이다. 앞서 당국은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 시점을 내년 1~3월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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