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대 준비생 연습… 음악 아닌 ‘층간소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5일 0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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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2부]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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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대 입시를 코 앞에 두고 있다면 집에서도 연습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음악적 소양을 떠나 이웃에게는 연습소리가 음악 아닌 ‘소음’이다. 음대 입시 뿐 아니라 생계를 위해 집안에서 일정 정도 소음이 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무작정 하지 말라고 막을 수 없는 만큼 실질적인 소음 저감 조치와 함께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층간소음관리위원회라는 제도가 있다. 실제로는 위원회가 없는 아파트 단지도 있고, 간판만 있고 거의 운용되지 않는 단지도 있다. 하지만 잘만 운용된다면 직접 대면해 고성과 폭력이 오가는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제도이기도 하다. 모범적 사례도 많다.
#사례: 음대 연습 소리, 이웃에게는 음악 아닌 소음
전북 전주에서 지은 지 5년밖에 안되는 비교적 신축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층간소음이 무슨 말인지 알지 못할 정도로 아래윗집이 조용히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위층에서 새로 이사를 오면서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아파트 관리소를 통해 알아보니 위층의 큰 딸이 음대 준비생이라고 합니다. 열심히 준비하는 지 밤낮없이 악기 소리가 들립니다.

하루는 너무 소리가 크게 들려 관리사무소를 통해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그랬더니 위층 아주머니는 “방음을 했는데 그럴 리가 없다”면서 오히려 화를 냈습니다. 그리고는 “당신들 집에서 문 쾅쾅 닫는 소리가 들리는데 참고 살았다”며 관리사무소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직접 대면 했다가는 감정이 격해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고 상대로부터 법적 조치를 당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매번 관리소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관리소장이 그렇다면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개최해 할 수 있는 조치를 찾아보겠다고 했습니다. 내심 ‘위원회가 무슨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층간소음관리위원회 위원, 입주자대표 등과 관리실에 앉아 면담을 하다 보니, 새로운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위층의 큰 딸은 중요한 음대 입시준비를 하고 있었고, 음악을 연습하는 작은 방에 방음 공사를 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윗집의 옆집이나 그 윗집은 모두 민원을 넣은 적이 없어 본인들의 소리가 심하게 새어 나가는지 전혀 몰랐던 눈치였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다용도실 문을 세게 닫을 때가 있었는데, 그 소음이 위층까지 전달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회의 이후 면담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가며, 조율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소음은 들리고 있습니다. 곧 2차 층간소음관리위원회 회의가 진행된다는 통보가 왔는데, 제가 따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없을까요? 과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정말 답답합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

정부는 층간소음 민원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관리를 위해 500세대 이상에 대해 층간소음관리위원회 설치를 최근 의무화하였습니다. 층간소음관리위원회는 잘 운용되기만 한다면 주민 갈등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회의에 앞서 몇 가지를 준비해서 참여하시면 많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먼저 음악소리가 들리는 시간에 층간소음관리위원회에 현장 방문을 요청하십시요. 그래서 소음을 함께 들어보는 것입니다. 사정이 어려우면 녹음을 하셔서 들려주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층간소음관리위원회와 관리소에 요청해 윗집에 시공된 방음실을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외로 허술할 수가 있습니다. 층간소음은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므로, 필요시 층간소음관리위원회가 월1회 이상 개최될 수 있도록 요청해 두시기 바랍니다. 층간소음관리위원회에 저녁 7시 이후와 휴일에는 연습을 중단하거나 연습이 꼭 필요하면 그 시간을 알려줄 것을 요청합니다.

이와 함께 본인의 집에는 방문을 여닫을 때 쾅 소리가 나지 않도록 문 키퍼를 설치한 뒤 이를 알려주고 소리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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