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한파로 심혈관계 질환 발생 증가가 우려되는 가운데, 국내에서 한 해 발생하는 협심증 환자가 7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협심증 발생 우려가 가장 큰 인구집단은 ‘80대 이상 남성’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5일 발표한 협심증 진료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71만764명이 협심증으로 진료를 받았다. 4년 전인 2017년 64만5772명에서 연평균 2.4%꼴로 증가해 온 셈이다.
협심증은 고령일수록 발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이 지난해 협심증 환자 발생비율을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40대까지는 인구 10만 명당 환자 수가 1000명 미만이었다. 하지만 50대 이후 점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80세 이상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5988명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환자 수 자체는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60대에서 가장 많았다. 지난해 발생한 협심증 환자의 31.5%(22만3807명)가 60대였다.
협심증 발생 확률이 가장 높은 인구집단은 ‘80대 이상 남성’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협심증 발생 비율은 인구 10만 명당 7533명으로, 국민 전체 평균(10만 명당 1382명)보다 5배 이상 높았다. 전 연령 기준으로도 남성이 여성보다 협심증에 더 자주 걸리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해 전체 협심증 환자의 남녀 성비는 6:4 수준이었다.
협심증은 관상 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져 심장 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생기는 대표적인 허혈성 심장질환이다. 마치 가슴이 좁아진 듯 조이고 뻐근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며,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심근경색으로 악화할 수 있다. 스테판 에이지월 노르웨이 오슬로대학병원 교수팀은 지난 8월 유럽심장학회 연례 회의에서 “기온이 약 10도 떨어지면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22% 증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젊은 나이부터 심장혈관 건강에 유의해야 노후에 협심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장지용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혈관 노화는 30, 40대부터 서서히 진행되고, 나쁜 생활습관 및 대사질환에 반복 노출되면 오랜 시간에 걸쳐 혈관 내 동맥경화와 협착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협심증은 혈관 내 협착이 50% 이상 진행됐을 때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중년부터 혈관 관리에 나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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