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15일 신청사 이전업무를 담당하는 산격청사 내 신청사건립과를 잠정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의회가 신청사 설계공모에 드는 130여억원을 전액 삭감하자 신청사 이전 주무부서 폐쇄라는 강공책을 꺼내든 것이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신청사를 늦어도 2025년 착공해 2028년 준공하기 위해 건립 적립금 390억원 중 130억원을 신청사 설계비용으로 의회에 청구했으나, 신청사 건립 예정지인 달서구를 지역구로 둔 시의원들이 중심이 돼 전액 삭감을 의결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신청사 설계비용 삭감으로) 신청사 이전은 첫 출발부터 좌초하게 됐다”며 “신청사건립과 직원들은 앞으로 일년 동안 할 일이 없어져 버려 오늘(15일)부로 신청사건립과를 잠정 폐쇄하고 직원들은 다른 부서로 전출하기로 했다”고 썼다.
홍 시장은 그러면서 “신청사 설계용역비는 통과시켜주고 신청사 건립 재원 마련 대책을 가지고 논쟁을 하면 되는데 아예 처음부터 반대하는 것은 참 어이가 없다”며 “신청사를 달서구에 짓지 말라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그는 “신청사 설립 재추진 여부는 내후년 예산 심사때 다시 검토해 보기로 했다”며 “우리(대구시)는 악화된 재정상태에도 문제를 풀어 보려고 온갖 궁리를 다하고 있는데 해당지역 시의원들이 주축이 돼 신청사 건립 첫 출발부터 봉쇄를 하니 어쩔 도리가 없다”고 부연했다.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내년도 대구시 예산안 심사를 벌여 신청사 설계공모 설계비 130억4000만원 전액을 삭감했다.
시의회의 이같은 의결을 홍 시장은 ‘기득권 카르텔’으로 규정했다.
해당 글보다 앞서 쓴 페이스북 글을 통해 홍 시장은 신청사 건립기금을 둘러싸고 대구시와 정치권간 불거진 갈등 기류와 관련된 언급을 하면서 “대구시 부채 비율이 전국 지자체 중 2위로 재정상태가 최악이서, 이를 시정하려고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기득권 카르텔이 이를 방해하고 막고 있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병)과 달서구를 지역구로 둔 시의원 일부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의원이 최근 홍 시장의 대구시 신청사 건립 예정 부지(옛 두류정수장) 일부 매각 방침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9월 홍 시장은 대구시 부채 해결을 위해 신청사 건립부지 전매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빚 내서 신청사를 건립할 게 아니라 부채 해결을 위해 건립부지 일부를 매각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김용판 의원과 달서구를 지역구로 둔 시의원들이 신청사 건립 예정부지 매각에 반대하고, 시의회에서도 관련 예산이 삭감돼 신청사 이전계획은 홍 시장의 표현대로 첫 출발부터 좌초 위기에 빠진 모양새다.
홍 시장의 신청사건립과 폐쇄 발언을 두고 지역관가와 정치권에서는 감정에 치우친 섣부른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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