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옆 회전교차로. 2m 높이의 승합차 위에 오른 남녀 경찰관이 마이크를 들고 이렇게 말했다. 경찰관들의 발언은 스피커를 타고 이 일대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경찰관이 잡고 선 난간 4개 면에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 간판에선 같은 내용의 안내 문구가 연이어 송출됐다.
이날 부산경찰청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혼잡 안전관리 차량‘을 만들어 이날 공개하고 시민들 앞에 선을 보였다. 경찰은 이른바 ‘DJ 폴리스 차량’으로 불리는 이 차량을 17일 부산 불꽃축제에 투입해 안전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 경찰은 과거부터 대규모 인파 관리에 ‘DJ 폴리스’ 차량을 투입하면서 인파를 통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의 경우 올해 핼러윈 당시 경찰이 군중을 통제하지 않은 탓에 서울 이태원에서 158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지만, 일본 도쿄 경찰은 DJ 폴리스 차량을 투입해 군중을 적극적으로 통제하며 시민들의 안전을 지켰다.
부산경찰청 박동석 경비계장은 “10월 서울 이태원 핼러윈 참사 때 파출소 직원이 혼자 육성으로 고군분투하며 인파 관리에 나서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시스템 개선을 고민하다가 2000만 원을 투입해 이 같은 차량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17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리는 부산 불꽃축제 시작 전과 종료 후 이 차량을 활용할 계획이다. 행사 전에는 해수욕장 중앙에 몰리는 인파를 양쪽으로 분산시키는 안내방송을 한다. 행사가 끝나면 대중교통 탑승 방향 쪽이 덜 붐비도록 혼잡 안전관리 차량을 운행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행사에서 효과가 입증되면 전국 곳곳에 이 같은 차량이 보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3년 만에 개최되는 부산 불꽃축제에는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과 부산시 등은 이태원 참사 이후 전국 최대 규모 행사가 진행됨에 따라 현장에 약 3000명의 인력 배치를 계획하는 등 안전관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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