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군인을 사칭하며 온라인으로 수십억 원을 뜯어낸 외국인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조직원들을 붙잡았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15일 나이지리아·기니·말리 국적 외국인 등으로 구성된 국제 사기 조직 일당 12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로맨스 스캠 조직원들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미국 군인·의사, 국제연합(UN)·환경단체·선박회사 직원 등 다양한 전문직업을 사칭하며 SNS를 통해 한국인들에게 접근, 31명에게서 총 37억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로맨스 스캠은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와 신용 사기를 의미하는 ‘스캠’의 합성어로, SNS 등에서 믿음을 갖게 한 뒤 연애 등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는 금융사기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피해자들과 SNS를 통해 긴 시간 교류를 한 뒤, ‘정부로부터 받은 포상금과 보상금 등 거액을 한국으로 보내는데 필요한 통관비, 택배비를 보내라’고 속여 돈을 뜯어냈다.
이들은 피해자와 연락하는 해외총책, 국내 활동을 관리하는 국내 총책, 피해금을 인출하는 인출책 등 철저한 점조직으로 역할을 나눠 활동했다. 피해자들이 송금한 돈을 인출한 뒤에는 SNS 대화 내역을 삭제하고 입었던 옷을 폐기해 증거를 없애는 등 교묘한 범죄 수법을 보이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40~50대 중·장년층으로, 평소에 접해보지 못한 우크라이나 전쟁 등 이야기에 현혹되거나 외국인과 대화한다는 신기함에 이끌려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운데는 적게는 100만 원부터 많게는 수억 원까지 송금하기까지 했다.
경찰 관계자는 “SNS에서 무분별한 친구 추가를 자제하고, 상대방의 프로필 사진이나 직업, 각종 증명서 등은 대부분 위조된 것으로 쉽게 믿어선 안 된다”며 “현금, 가상화폐, 기프트카드 등 금전을 요구할 시 경찰에 신고하거나 지인을 통해 범죄 관련성 등을 거듭 확인할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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