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청사 예산 삭감…홍준표 “시의원들이 제 발등 찍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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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2월 15일 17시 44분


홍준표 대구시장이 15일 오후 대구시 동인청사 기자실을 찾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이 15일 오후 대구시 동인청사 기자실을 찾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이 15일 신청사 이전업무를 담당하는 산격청사 내 신청사건립과를 잠정폐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해 “감정적 대응이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언짢은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예고 없이 동인청사 기자실을 찾아 “2025년에 신청사를 착공해 2028년에 청사를 오픈하겠다고 계획을 이미 발표했는데 (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한 탓에) 아예 통째로 건립이 안 되게 만들어 버렸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신청사 이전업무 주무부서인 신청사건립과 직원 9명을 어떻게 아무 일도 안하게 할 수 있느냐”며 “대구시의회가 신청사 관련 예산 심사를 할 당시 삭감 얘기가 나올 때부터 대응할 준비를 한지가 꽤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청사건립과 폐쇄는) 강수가 아니라 집행할 예산이 없으니 부서는 폐쇄하고 직원들은 다른 부서로 보내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9대 대구시의회 개원식.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2.7.4/뉴스1
제9대 대구시의회 개원식.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2.7.4/뉴스1
앞서 대구시의회가 신청사 설계공모에 드는 130여억원을 전액 삭감하자 홍 시장은 신청사 이전 주무부서인 신청사건립과를 잠정적으로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감정적 대응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홍 시장은 예산을 삭감한 달서구를 지역구로 둔 일부 대구시의원을 겨냥해 날을 세웠다.

그는 “그 분들 생각대로 돼 집행부는 아예 할 일이 없어져 버렸다. 1년 동안 추진할 수 없어 내후년 쯤 다시 검토해야 한다”며 “추경에도 반영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달서구를 지역구로 둔 시의원들이 뭘 믿고 저랬는지 이해가 안간다. 결국 제 발등 찍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신청사건립과 폐쇄 조치를 처음 알렸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신청사를 늦어도 2025년 착공해 2028년 준공하기 위해 건립 적립금 390억원 중 130억원을 신청사 설계비용으로 의회에 청구했으나, 신청사 건립 예정지인 달서구를 지역구로 둔 시의원들이 중심이 돼 전액 삭감을 의결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신청사 설계비용 삭감으로) 신청사 이전은 첫 출발부터 좌초하게 됐다”며 “신청사건립과 직원들은 앞으로 1년 동안 할 일이 없어져 버려 오늘(15일)부로 신청사건립과를 잠정폐쇄하고 직원들은 다른 부서로 전출하기로 했다”고 썼다.

홍 시장은 그러면서 “신청사 설계용역비는 통과시켜주고 신청사 건립 재원 마련 대책을 가지고 논쟁을 하면 되는데 아예 처음부터 반대하는 것은 참 어이가 없다”며 “신청사를 달서구에 짓지 말라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그는 “신청사 설립 재추진 여부는 내후년 예산 심사 때 다시 검토해 보기로 했다”며 “우리(대구시)는 악화된 재정상태에도 문제를 풀어 보려고 온갖 궁리를 다하고 있는데 해당 지역 시의원들이 주축이 돼 신청사 건립 첫 출발부터 봉쇄를 하니 어쩔 도리가 없다”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내년도 대구시 예산안 심사를 벌여 신청사 설계공모 설계비 130억4000만원 전액을 삭감했다.

시의회의 이같은 의결을 홍 시장은 ‘기득권 카르텔’으로 규정했다.

해당 글보다 앞서 이날 아침에 쓴 페이스북 글을 통해 홍 시장은 신청사 건립기금을 둘러싸고 대구시와 정치권간 불거진 갈등 기류와 관련된 언급을 하면서 “대구시 부채 비율이 전국 지자체 중 2위로 재정상태가 최악이어서, 이를 시정하려고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기득권 카르텔이 이를 방해하고 막고 있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 ⓒ News1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 ⓒ News1
이 발언을 두고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병)과 달서구를 지역구로 둔 시의원 일부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의원이 최근 홍 시장의 대구시 신청사 건립 예정 부지(옛 두류정수장) 일부 매각 방침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9월 홍 시장은 대구시 부채 해결을 위해 신청사 건립부지 전매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빚내서 신청사를 건립할 게 아니라 부채 해결을 위해 건립부지 일부를 매각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김용판 의원과 달서구를 지역구로 둔 시의원들이 신청사 건립 예정부지 매각에 반대하고, 시의회에서도 관련 예산이 삭감돼 신청사 이전계획은 홍 시장의 표현대로 첫 출발부터 좌초 위기에 빠졌다.

홍 의원은 “옛 두류정수장 부지 1만평 정도만 매각하자”는 김용판 의원의 제안에 대해서는 “어이없는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만평 정도의 자투리땅에 어느 기업이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겠냐”며 “자투리땅을 살 기업이 어디 있겠느냐”고 했다.

한편 홍 시장은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와 관련 ‘친윤계’(친 윤석열 대통령계) 일부가 주장하는 전당대회 룰 개정(현재 당원 투표 70%, 일반 여론조사 30% → 당원 투표 90%, 일반 여론조사 10%)과 관련, 말을 아끼면서 “당 대표는 당원을 대표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라며 “아마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잘 알아서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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