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들에게 거짓 점괘를 말해주며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6억여 원을 가로챈 무속인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19일 부산지검 서부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강상묵)는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무속인 A 씨(59)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사업가 행세를 하는 사촌동생 B 씨와 공모하고 투자를 망설이던 투자자들에게 거짓 점괘를 말해주며 투자를 유도해 총 6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실제로는 실체가 없는 사업을 운영하면서도 마치 성공한 사업가인척 행세하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B 씨가 피해자들에게 투자를 권유하며 “사촌누나가 ‘신빨’있는 무당인데, 사업운을 한 번 물어보자”고 제안하면, A 씨는 자신을 찾아온 피해자들에게 “(피해자들의) 사업운이 너무 좋다. B 씨와 함께 사업을 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거짓 점괘를 말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여러 명의 피해자들에게 모두 똑같은 점괘를 말해줬다고 한다.
A 씨와 B 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총 7명의 투자자들로부터 6억여 원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B 씨는 이 돈을 자신의 빚을 갚는데 쓰거나 사업에 ‘돌려막기’ 식으로 활용했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B 씨가 피해자들에게 가로챈 투자금 일부를 꾸준히 A 씨에게 송금하는 등 범죄수익을 분배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피해자들이 사기 행각을 의심하고 고소를 하려 하자 A 씨가 겁을 주고 회유한 사실도 확인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B 씨는 ‘자신의 단독범행이며 A 씨는 범행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A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씨와 B 씨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은 막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20대 사회초년생들이었다고 한다. 피해자들 중에는 부모 명의의 재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투자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A 씨가 구속 기소되자 담당검사인 김지영 부부장검사(사법연수원 36기)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 피해자는 편지에 “피해자들의 아픔을 함께 나눠주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적었다.
검찰 관계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무속신앙에 의존하고 싶어 하는 사회초년생들의 마음을 교묘하게 이용한 민생침해 사건”이라며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민생침해사건 등에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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