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용산역 ‘게릴라 시위’ 강행… 승객 전원하차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0일 03시 00분


1호선 하행선 운행 55분 지연
일부 출근길 시민들, 고성 항의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 안에서 장애인 예산 확충을 요구하며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뉴스1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 안에서 장애인 예산 확충을 요구하며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장애인 예산 확충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이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9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용산역에서 기습 시위를 강행해 하행선 열차 운행이 55분가량 지연됐다.

이날 오전 8시경 전장연 회원 10여 명은 1호선 시청역에서 시위를 한 뒤 지하철을 타고 용산역으로 이동했다. 전날 “무정차 통과를 막기 위해 시위 장소를 알리지 않겠다”고 했던 전장연 측은 8분 전인 오전 7시 52분경에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시위 일정과 장소를 공개했다.

용산역에 모인 전장연 관계자들은 오전 8시 40분경 “휠체어가 진입할 수 있도록 발판을 설치하라”고 요구하면서 열차에서 내렸다가 타는 방식으로 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열차 운행이 10여 분간 늦어지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측은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을 모두 하차시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은 전장연 관계자에게 고성을 지르거나 욕설을 하기도 했다. 용산역에서 하차한 직장인 유모 씨(50)는 “영등포로 오전 9시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지각했다”며 “게릴라로 (시위를) 한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장소를 모르니 피할 수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시위대는 오전 9시 25분경 노량진역으로 이동해 지하철 9호선으로 갈아타고 국회로 향했다. 이날 시위로 1호선 상행선은 20분, 하행선은 55분가량 지연됐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시민 불편을 해소하는 방법은 국회에서 (장애인) 예산을 처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20일에도 게릴라 시위를 예고했다.

한편 전장연 시위에 반대하는 장애인 단체들의 활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하철 운행 정상화를 위한 장애인연대’ 회원 30여 명은 이날 전장연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4호선 삼각지역에서 대기하다 전장연 측이 시위 장소를 바꾸면서 해산했다. 이후 경찰청 앞에서 전장연에 대한 경찰의 단호한 대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오후 3시부터 회의를 열고 전장연 시위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장연에 맞서 ‘맞불 집회’를 진행하는 한편 대통령실과 서울시청 인근에서 별도의 반대 시위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장연#용산역#게릴라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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