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속 최대 3시간반 고립
소방대응 1단계 발령… 전원 구조
저체온증 등 호소한 3명 병원 이송
전국에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강원 평창군의 한 스키장에서 운행하던 리프트가 멈춰 54명이 공중에서 길게는 3시간 이상 고립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19일 평창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2분경 평창군 대관령면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장 리프트가 갑자기 멈추면서 리프트에 타고 있던 스키장 이용객 54명이 공중에 고립됐다. 소방당국은 오후 4시 47분경 해당 소방서 인력 전원이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장비 24대와 64명을 투입해 긴급 구조작업을 벌였다.
소방당국은 리프트 줄을 로프로 연결하고 이용객들을 천천히 하강시키는 방식으로 어린이와 여성 등을 우선 구조했다. 그러나 강풍이 불어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고 한 번에 한 명씩만 내려올 수 있는 탓에 오후 7시 48분에야 구조가 완료됐다. 이용객들은 길게는 3시간 반가량 한파와 공포에 떨어야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반 대관령면의 기온은 영하 10.3도였다. 특히 바람이 초속 6.3m로 강하게 불어 체감 온도는 영하 18.7도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리프트에 고립됐던 이용객 중 3명은 저체온증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사고 소식을 듣고 “이용객에게 방한용품 등을 전달해 구조되기 전까지 저체온증으로 인한 추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리조트 측도 객실에서 사용하는 이불을 공수해 구조자들을 감싼 뒤 실내로 이동시켰다.
리프트가 멈춘 이유는 경찰 수사를 통해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알펜시아리조트는 6개의 슬로프 가운데 초·중급인 2호 슬로프 하나만 10일부터 개장했다. 2호 슬로프는 길이가 1351m이며 지상으로부터 리프트까지 높이는 최대 10m다.
알펜시아리조트는 강원도가 평창 겨울올림픽을 위해 건설한 복합휴양시설이다. 강원도와 강원개발공사 소유였지만 올 2월 7115억 원에 KH그룹에 매각됐다. 알펜시아리조트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빠르게 규명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올 1월에는 경기 포천시 베어스타운 스키장에서 리프트가 역주행하면서 이용객 40여 명이 부상을 입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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