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지역발전지수 평가]
전국 159개 시-군 발전지수 평가… 동아일보 미래전략硏-농촌경제硏 공동
화순, 생애주기별 산림치유 인기… ‘마을주치의’ 운영… 생활서비스 6위
양구, ‘공공 산후조리’ 거주민 무료, 합계출산율 1.52명… 전국 평균 2배
전남 화순군의 ‘만연산 치유의 숲’은 주말마다 도심 속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심신을 힐링하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팬데믹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덕분에 올해만 약 26만 명의 탐방객이 이곳을 찾았다. 노약자 등 보행 약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3.1km의 오감연결길과 울창한 삼나무 숲을 따라 만연산 정상으로 오르는 3.3km의 치유숲길을 따라 걸으면 심신이 쾌적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화순군이 청소년, 직장인, 노년층 등을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관리 콘텐츠를 제공하는 산림치유 프로그램도 인기다. 올해는 2020년 대비 5배 늘어난 1475명의 탐방객이 참여했다.
19일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이 전국 159개 시군(서울과 6개 광역시 소속 구 제외)을 대상으로 지역발전지수를 평가한 결과 경제력이 크고 인구 밀도가 높은 경기 화성시(1위), 성남시(2위), 하남시(3위) 등 수도권 도시들이 예년과 유사하게 상위권을 차지했다. 동시에 화순군의 ‘만연산 치유의 숲’처럼 삶의 질을 높이는 ‘힐링’과 ‘웰빙’ 콘텐츠를 갖춘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팬데믹 이후 여유로운 전원생활과 가족 및 여가를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주목받으면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쉼터로서 농촌 지역의 경쟁력이 커지는 모양새다.
농경연이 2년 주기로 발표하는 지역발전지수(RDI)는 지역을 삶터, 일터, 쉼터, 공동체의 ‘터’로 개념화하고 각 개념을 △생활서비스 △지역경제력 △삶의 여유공간 △주민활력 등 4개 부문으로 점수화해 총합을 계산한 지수다.
○ 문화·체육 인프라 확충 나서
평가 결과 화순군은 지역발전지수 전체 순위 42위를 기록했는데, 그중에서도 삶의 여유공간 부문의 순위가 11위로 2020년 32위 대비 21계단 상승했다. 또한 생활서비스 부문도 6위로 군 단위로는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올해 8월부터 보건소와 보건지소, 보건진료소 의료 인력으로 구성된 진료팀이 13개 읍면 마을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마을 주치의 제도’가 흥행한 덕분이다.
그 밖에도 군 지역을 중심으로 문화, 체육시설 등 인프라를 확충해 삶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두드러졌다. 충북 괴산군은 삶의 여유공간 부문에서 19위를 기록했다. 2020년 대비 무려 101계단이나 상승한 순위로, 올해 최초로 상위 50위권에 진입했다. 괴산군은 최근 약 5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7개 체육시설의 건립을 추진하면서 생활체육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보육 여건 개선, 출산율도 ‘업’
보육과 의료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청년 유입을 늘리고 지역 출생률을 높이는 선순환을 끌어낸 지자체들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전남 영암군은 보육시설 확충에 힘입어 생활서비스 부문에서 20계단 이상 순위가 상승했으며 지역경제력 부문에서 46위를 기록했다. 영암군은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을 16%로 전년 대비 5.2%포인트 끌어올렸다.
강원 양구군은 의료법인 성심의료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공공산후조리원을 열어 양구 주민뿐 아니라 인근 시군 산모들에게까지 호응을 얻고 있다. 성심의료재단 산부인과 및 소아과와 협업해 산모와 신생아를 위한 전문적인 돌봄 서비스를 자랑한다. 양구군에 1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한 산모는 이용료가 전액 무료다. 우수한 시설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혜택 덕분에 양구군의 2021년 합계 출산율은 1.52명을 기록해 전국 평균 0.81명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양구군은 경제발전지수 중 주민활력 부문에서 2020년보다 8계단 상승한 37위를 기록했다.
송미령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농촌 지자체들의 보육 의료여건 개선 노력이 지역의 출생률도 높이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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