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고발사주 의혹’ 관련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불기소 처분하는 과정에서 포렌식 전문 수사관과 면담한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김선규)는 이날 허위공문성 작성 등 혐의로 이희동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장 등이 고발된 사건을 배당받아 검토하고 있다.
고발사주 의혹은 2020년 4월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수정관실 소속 검사들에게 민주당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고발장 작성과 정보수집을 지시하고 이를 김웅 의원에게 전달해 고발을 사주했다는 내용이다.
공수처는 김 의원이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씨에게 텔레그램으로 보낸 고발장 등 자료에 ‘손준성 보냄’이라고 출처가 표시된 점 등을 근거로 올해 5월 손 부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김 의원의 경우 손 부장과 공모관계가 인정됐으나 다만 당시 김 의원이 민간인 신분이었다는 점에서 공수처가 기소하는 대신 검찰에 관련 사건을 이첩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는 이첩 4개월 만인 지난 9월 김 의원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불기소 처분했다. 그 근거 중 하나가 이 부장검사가 제보자 조씨의 휴대폰을 포렌식한 A 수사관과 면담한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는 고발장이 손 검사를 거쳐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까지 전달될 수 있는 4가지 경우의 수가 담겼다. A 수사관이 “손 부장이 고발장의 최초 전달자가 아닐 수 있고, 최초 전달자라고 해도 그 파일을 작성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런데 A 수사관이 지난 5일 고발사주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면담보고서 내용대로 말하지 않았다고 증언하면서 수사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15일 이 부장검사와 A씨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고발했다.
전날(19일) 재판에서는 검찰 수사팀이 텔레그램 메시지가 손 부장에서 김 의원, 조씨 순서로 전달됐다고 잠정 결론 내린 정황도 드러났다.
공수처는 공공수사1부에서 수사를 담당한 검찰 수사관 B씨를 신문하는 과정에서 당시 검찰 수사팀이 작성한 수사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메시지 최초 작성자 및 전달자가 손준성, 김웅이라는 사실이 증명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에 참여했던 수사관도 재판에서 수사팀이 이같이 결론내린 것이 맞다고 증언했다. B 수사관은 “수사관으로서 수사 보고서만 보면 위법행위를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수사 검사가 ‘조작했을 수 있으니 알아보자’고 했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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