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주요 피의자 5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수본은 용산경찰서 이임재 전 서장과 송병주 전 112상황실장, 용산구청 박희영 구청장과 문인환 국장, 최원준 안전재난과장 등 5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서울서부지검은 이들 중 문 국장 영장엔 보완수사를 요구했고, 나머지 4명의 영장은 법원에 청구했다.
특수본이 이 전 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선 구속영장은 법원이 “증거인멸과 도망할 우려에 대한 구속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충분한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지난 5일 기각했다.
이 전 서장은 핼러윈 축제 기간 경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안전대책 보고에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고, 참사를 인지하고도 적절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는다.
또 참사 당일 오후 11시 5분에서야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음에도 48분 전인 오후 10시 17분에 도착했다고 허위로 기재된 상황보고서를 직접 검토하고도 바로잡지 않은 혐의(허위공문서작성·행사)도 추가로 적용됐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과 함께 구속영장이 기각된 송 전 실장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보강해 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송 전 실장은 참사 직전 압사 위험을 알리는 112 신고에도 적절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특수본은 박 구청장과 최 과장 등 용산구청 관계자 3명의 구속영장은 이날 처음 신청했다.
이태원 일대 안전 관리에 대한 책임이 있는 이들은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사후 대응도 미흡하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고 있다. 특히 최 과장은 참사 발생 후에도 재난 사태 수습에 필요한 조치 등을 의식적으로 방기한 사실이 확인돼 직무유기 혐의도 적용됐다.
특수본은 주최자가 없더라도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라면 지자체에서 사전에 안전요원을 배치하거나 ‘차 없는 거리’ 지정·지하철 무정차 통과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22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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