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돈 안갚아” 사촌형수 살해한 50대 항소심도 징역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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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촌 형수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5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제1형사부(부장판사 백강진)는 2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58)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월25일 오전 3시40분께 전북 김제시 금산면 한 빌라에서 사촌 형수인 B씨(50대·여)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를 들고 B씨 집을 찾아가 “같이 죽자”고 위협했고, 놀란 B씨가 화장실로 도망치자 뒤쫓아가 10여차례에 걸쳐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이 벌어질 당시 B씨 남편은 야간 근무로 외출한 상태여서 화를 면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직후 도주했고, 14시간 만에 강원도 한 고속도로 졸음 쉼터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조사결과 A씨는 B씨가 “딸 결혼식 끝나고 주겠다”는 말만 반복한 채 돈을 갚지 않자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수일 전부터 B씨 부부에게 “빚을 갚으라”고 독촉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B씨 부부가 빌려준 돈을 오랫동안 갚지 않고,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화가 나 홧김에 그랬다”고 진술했다.

A씨에 대한 1심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A씨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다. 양형에 대해 배심원 3명은 징역 20년, 3명은 징역 15년, 1명은 징역 13년의 실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잔혹한 범행 수법으로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공포과 고통을 줘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배심원 의견 중 가장 무거운 형인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그러자 검찰과 A씨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10년 넘게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피해자에 대해 원망하고 있고, 피해자 자녀들이 탄원하고 있는 점,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한 점을 고려할 때 원심형이 정당해보인다”고 검찰과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전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