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010’ 변작기, 대포폰 단속했더니…보이스피싱 피해 30% 감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1일 15시 21분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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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액과 발생 건수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포폰, 번호 변작 중계기 등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는 각종 범행 수단에 대한 경찰의 집중적인 단속이 범죄 예방 효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2만479건, 피해액은 514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발생 건수(2만8646건)와 피해액(7172억 원)보다 각각 28.5%, 28.2% 감소한 수치다.

경찰 관계자는 “미끼 문자 전송, 구인 광고로 현금 수거책 모집, 현금 전달에 이르기까지 보이스피싱의 모든 과정에 쓰이는 ‘8대 범행수단’을 대거 단속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8대 범행 수단은 △대포통장 △대포폰 △번호변작 중계기 △불법 환전 △악성 애플리케이션(앱) △개인정보 불법유통 △미끼 문자 발송 △거짓 구인 광고 등이다.

공사장 외벽에 설치된 보이스피싱용 번호변작 중계기. 경찰청 제공.
공사장 외벽에 설치된 보이스피싱용 번호변작 중계기. 경찰청 제공.
경찰은 ‘번호 변작 중계기’ 단속이 보이스피싱 범죄 감소에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번호 변작 중계기는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 발신 번호를 ‘010’으로 바꿔주는 장비다.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는 스팸 전화, 보이스피싱 등으로 의심하고 아예 받지 않는 사람이 늘자, 중계기를 활용해 발신 번호를 010으로 바꾸는 수법으로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진화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가정용 세탁기 안에 보이스피싱 번호변작 중계기를 넣어둔 모습. 경찰청 제공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가정용 세탁기 안에 보이스피싱 번호변작 중계기를 넣어둔 모습. 경찰청 제공
경찰은 올해 8~10월 특별 단속을 벌여 중계기 불법 사용 5231건을 적발해 174명을 검거했다. 같은 기간 대포폰 단속 건수는 2만여 건으로 지난해보다 3% 감소했다. 올 10월부터 대포폰 개통 회선을 3개로 제한하는 등 정부 정책과 업계의 자정 노력이 대포폰 감소로 이어졌다는 경찰 분석이다.

경찰은 8~10월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불법 유통한 18명, 미끼 문자를 발송한 23명도 검거했다. 또 현금 인출책 등을 구할 목적으로 구직사이트에 ‘가짜’ 구직 광고를 제작해 올린 일당 15명도 검거했다.

김종민 경찰청 경제범죄수사과장은 “최신 범행 수법을 자세히 분석해 8대 범행 수단을 전방위적으로 단속한 것이 올해 보이스피싱 감소에 큰 영향을 줬다”며 “내년에도 국내외 범죄 조직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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