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인수를 내세운 주가 조작으로 1621억원을 챙겼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에 대한 1심 재판이 22일 시작됐다. 피해자들은 강 회장에게 엄벌을 내려달라며 재판부를 향해 소리치기도 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성보기)는 이날 오전 10시40분께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강 회장과 에디슨모터스 임원 3명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방청석에는 이 사건으로 피해를 본 소액 투자자들이 재판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들은 발언 기회를 얻자 “피해자만 12만5000명이며 회사는 지금 당장 상장폐지될 수도 있다. 신속하게 재판해서 엄벌에 처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강 회장 등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허위 공시와 언론보도 등을 이용, 쌍용차 인수 등 전기 승용차 사업 추진과 대규모 자금조달을 할 것처럼 꾸며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운 뒤 1621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실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8월부터 11월 사이에는 인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했던 코스닥 상장사 에디슨EV(현 스마트솔루션즈)의 자금 500억원으로 비상장사인 에디슨모터스 유상신주를 인수하면서 주식가치를 부풀려 164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도 받는다.
이와 함께 에디슨EV의 흑자전환을 허위로 공시한 후 이를 숨기기 위해 외부감사인에게 다수의 허위 자료를 제출하는 등 외부감사 방해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당시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를 위해 코스닥 상장사 에디슨EV를 인수했고, 이후 에디슨EV의 주가는 지난해 6월 9230원에서 4만6600원까지 다섯 배 넘게 폭등했다. 이어 무상증자, 쌍용차 인수합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연이은 호재에 힘입어 같은해 11월에는 장중 8만24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에디슨EV를 인수한 조합들이 주가 급등 이후 지분 처분에 나섰고 지난 4월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 대금을 기한 내에 납부하지 못해 계약 해지 통보를 받게 되자 에디슨EV 주가는 폭락했다.
이날 강 회장을 비롯한 3명은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며 구체적인 의견은 다음 기일에 밝히기로 했다. 나머지 1명인 에디슨EV 임원 A씨 측은 일부 혐의에 대해서 부인한다고 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주가변동은 경영진 측이나 자본조달세력 측에서 개입하고 의도를 한 것”이라며 “A씨는 지난해 7월 임원으로 영입돼 해당 사건을 사전에 몰랐으며 그 과정에서도 협의하거나 공모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추후 에디슨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자산운용사 대표 등 6명이 기소된 사건을 이 사건과 병합해 함께 심리하기로 했다.
이들은 쌍용차 인수를 추진한다는 호재를 내세워 에디슨모터스 관계사인 에디슨EV 주가를 띄우고, 차익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자금조달 등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중 5명은 지난 5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며 1명은 불구속 상태로 기소됐다.
한편 KBS·SBS 프로듀서(PD) 출신인 강 회장은 2017년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해 전기차 산업에 뛰어들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지난 2020년에는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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