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유족·상인들 “이태원역 1번 출구, 기억 공간 재단장”

  • 뉴시스
  • 입력 2022년 12월 23일 13시 19분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지역 상인들이 정부에 사고현장 인근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일대를 추모공간으로 재정비하고, 참사 피해자와 지역 주민·상인들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태원 관광특구 연합회,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옛 추모공간 자리를 ‘기억과 애도의 공간’으로 재단장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족들은 사랑한 이들이 찾았던 이태원 거리가 애도와 기억의 공간으로 남을 수 있도록, 참사의 생존자이자 목격자, 구조자인 상인들은 아픈 기억이 아닌 희망을 품고 이태원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려고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이태원 참사 현장이 온전한 애도와 기억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피해자들에게 적절한 지원과 치유의 과정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해 나가겠다”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이태원역 1번출구 추모공간 재구성 대책 ▲인근 주민, 상인들에 대한 심리·생계지원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고(故) 이주영씨의 아버지인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참사의 피해자인 이태원 상인분들이 힘든 와중에도 가족들을 애도하고 기억해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준 것에 감사드린다”며 “자율 봉사자분들이 (애도) 메시지 하나하나를 최선의 노력을 통해 지켜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부대표는 “유가족 협의회는 시민단체들과 함께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공간을 만들려 한다. 희생자들이 사랑했던 이태원 거리가 더욱 사랑받는 거리가 돼 많은 분들이 찾아오길 바란다”며 “이태원 거리를 지켜온 상인들을 격려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동희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장은 “이태원역 1번 출구는 위로와 기억의 공간이었다.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고 기억하는 마음을 모아 1번 출구를 재단장했다”며 “모두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추모공간에 모인 추모글과 각종 추모 물품들은 유가족 법률대리인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실에 임시 보관하기로 했다.

이밖에 영구적으로 보관할 수 없는 조화 등 꽃들은 조계종의 도움을 받아 오는 28일 소각해 치악산 인근 절에 수목장을 한다고 유가족 측은 전했다.

앞서 세 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은 지난 21일 1번 출구 앞 추모공간을 정리하고 물품들을 수거했다. 추모공간의 정리는 유족, 상인회, 용산구 논의해 진행됐다. 유가족들은 이태원 상인들을 고려해 추모공간 정리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