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까지 최강 한파… 제주공항 올스톱, 3만명 발 묶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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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크리스마스]
오늘 서울 최저기온 영하 13도… 강풍에 체감온도 뚝 떨어질듯
충남-호남-제주, 오전까지 폭설… 빙판길 車 미끄러져 익사-버스 전복

넘어진 고속버스 견인 23일 오전 전남 곡성군 호남고속도로에서 넘어진 45인승 고속버스를 소방차가 
견인하고 있다. 버스에는 승객 10명이 타고 있었으나 모두 안전벨트를 하고 있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곡성군에는 17.2cm의 눈이 내렸다. 담양=뉴시스
넘어진 고속버스 견인 23일 오전 전남 곡성군 호남고속도로에서 넘어진 45인승 고속버스를 소방차가 견인하고 있다. 버스에는 승객 10명이 타고 있었으나 모두 안전벨트를 하고 있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곡성군에는 17.2cm의 눈이 내렸다. 담양=뉴시스
한반도를 덮친 북극발 한파가 크리스마스까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22일부터 호남과 제주를 중심으로 눈이 쏟아져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기상청은 폭설은 24일, 한파는 25일까지 계속된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23일 오후 6시 이후 서울, 경기, 강원, 충북, 전북, 경북에 한파 경보를 발효했다.

○ 얼어붙은 크리스마스
기상청은 24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을 영하 20도∼영하 2도로 예보했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던 23일 최저기온인 영하 16.4도∼영하 3.2도보다 더 추워지는 것이다. 지역별 최저기온은 서울 영하 13도, 인천 영하 12도, 강원 철원 영하 20도, 대전 영하 13도, 대구 영하 11도, 광주 영하 7도, 부산 영하 8도 등이다.

거센 바람으로 체감 온도는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3일 오후 6시 이후 서해5도, 충남, 호남, 경북 일부에는 강풍 경보를, 경기, 강원, 충북, 전남, 부산, 제주, 울릉도, 독도 등에는 강풍 주의보를 내린 상태다.

낮 기온은 이보다 올라가지만 서울(영하 3도) 등 중부지방과 광주(영하 1도), 전주(영하 2도) 등 남부지방 서쪽은 여전히 영하권에 머물겠다. 동장군은 크리스마스인 25일까지 기세를 떨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25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5도∼영하 1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2도∼8도로 전망된다.

충남과 호남, 제주에는 폭설도 동반됐다. 23일 오후 5시 기준 적설량이 전북 순창군 복흥면 63.5cm, 임실군 강진면 52.8cm를 기록하는 등 많은 눈이 내렸다. 폭설은 24일 오전까지 이어진다. 충남 남부 서해안, 전라권, 제주도 중산간, 제주도 산지, 울릉도·독도는 5∼15cm의 눈이 추가로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전북 일부와 전남권 서부, 제주도 중산간 20cm 이상, 제주도 산지는 30cm 이상까지 눈이 쏟아질 수 있다. 충남권과 충북 중부, 전북 북동부, 중산간과 산지를 제외한 제주도에는 2∼8cm, 충북 남부와 전남 동부 남해안, 서해5도에는 1∼5cm, 경기 남서부와 충북 북부 등에는 1∼3cm의 적설량이 예상된다. 눈이 녹아 비로 내릴 경우 최대 20mm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돌풍을 동반한 천둥, 번개가 치는 곳도 있겠다.

기상청은 이번 폭설의 원인을 위아래 온도 차로 아래쪽 공기가 상승해 눈구름이 발달하는 ‘호수효과’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수온의 서해안 위를 지나면서 눈구름이 만들어지고, 서북서풍이 불면서 이 눈구름이 전라 내륙 산맥에 부딪혀 2차로 강하게 발달하며 폭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호남, 제주 곳곳 ‘눈폭탄’ 피해
호남과 제주는 도로가 빙판길로 변해 교통사고가 이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22일 전남 영암군에서는 빙판길에 미끄러진 경차가 저수지로 추락해 운전자 A 씨(48·여)가 익사했다. 23일 전남 곡성군 호남고속도로에서는 눈길에 45인승 버스가 넘어졌고, 장흥군 남해고속도로(순천∼영암 방면)에서는 액화산소가스를 싣고 가던 25t 탱크로리가 넘어지기도 했다. 광주소방안전본부는 23일 오전 11시 기준 1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20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하늘길과 뱃길도 차질을 빚었다. 제주지역은 폭설과 강풍으로 22일 오후부터 23일까지 제주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중단돼 관광객 3만여 명이 제주를 떠나지 못한 채 발이 묶였다. 23일 제주국제공항을 기점으로 한 출발과 도착 항공기 470여 편이 운항을 취소했다.

광주와 여수공항도 각각 항공기 15편, 10편이 결항됐다. 무안국제공항도 김포, 제주를 오가는 3편이 결항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 여객선 85개 항로 110척의 운항이 통제됐다. 군산∼어청도 등 전북 도내 4개 항로 5척의 여객선도 모두 결항됐다.

일선 학교에서는 휴업을 하거나 등교시간을 1시간 이상 늦추는 등 학사일정을 조정했으나 문자메시지가 늦게 발송돼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광주에서는 전체 610개 학교 중 213개교(34.9%)가 학사일정을 조정했다. 유치원 3곳, 초등학교 2곳, 고등학교 1곳이 휴업했다. 유치원, 초중고교 160곳은 등교 시간을 1시간 이상 늦췄고, 47곳은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전북에서는 유치원과 초중고교 173곳이 이날 하루 휴업에 들어갔다.

기상청은 “서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쌓인 상태에서 추가로 많은 눈이 내리니 시설물 피해와 안전 등에 각별히 유의하고 대비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파#폭설#제주공항#체감온도#빙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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