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예행연습” 파출소에 화살총 쏜 20대, 2심도 실형

전남 여수시 모 파출소 출입문 사이로 공기총에 달린 화살을 쏘고 달아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3형사부(항소부·재판장 김태호 부장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A(22)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A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의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 6월 30일 오전 2시 16분 복면을 쓴 채 여수시 모 파출소 출입문 사이로 공기 화살총을 1차례 쏘고 12초 만에 달아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A씨는 경찰에 “외국에 나가 살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 은행을 털어 돈을 마련하려고 했는데, 경찰관을 상대로 강도범죄 예행연습을 해봤다”고 진술했다.

A씨는 지난 2월 독일제 화살총을 해외 사이트에서 구매, 허가 없이 갖고 있었다. 범행 전후 옷을 갈아입거나 복면과 가발을 쓰며 위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건 발생 12시간 가까이 지나 파출소와 5㎞ 떨어진 주거지에서 붙잡혔다. A씨가 쏜 화살이 방역용 가림막에 막혀 다친 경찰관은 없었다.

1심은 “A씨는 살상이 가능한 모의 총포를 발사했다. 국민의 생명·재산을 지키는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 정당한 국가 기능 작동을 방해했다. 정신과적 치료를 받았던 A씨가 가정·사회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범행이 정당화될 수 없다. 엄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사건 당시 10분가량 몸을 숨기며 현장 대응책임을 저버린 순찰팀장, 팀원 2명 등 3명이 감봉·견책 징계 처분을 받았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