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측근들 구속 유지…검찰 ‘은닉 재산 추적’ 수사 탄력

법원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씨의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의 구속이 필요하다고 재차 판단하면서 검찰의 관련 수사에 탄력이 붙게 됐다.

검찰은 같은 혐의가 있는 최우향(전 쌍방울그룹 부회장) 화천대유 이사까지 집중적으로 조사해 재판에 넘긴 뒤, 김씨를 상대로 추가 재산 은닉 여부 등 추궁에 나설 전망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와 최 이사는 모두 구속상태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김씨의 측근으로 그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대장동 사업 관련 범죄수익 약 260억원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 측은 구속 5일 만인 지난 21일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으나 재판부는 “피의자 심문 결과와 사건 기록에 의하면 청구 이유가 없다”며 기각 판단을 내렸다.

앞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영장전담판사는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는데, 적부심 재판부도 그 이후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이 재차 구속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한 만큼 검찰 수사엔 힘이 실리게 됐다. 검찰은 구속적부심에 따라 잠시 중단됐던 이 대표 조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검찰은 최 이사도 구속 뒤 거의 매일 소환해 은닉 혐의로 특정한 260억원과 그 외 추가 은닉 자금 여부에 대해 추궁하고 있다. 최 이사 측은 조사에서 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있으며, 구속적부심 청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대표와 최 이사가 대장동 수익을 수표로 인출해 보관하거나, 허위 회계처리를 통해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은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구속을 연장해 최장 내달 초까지 조사한 뒤 기소할 방침이다.

이 대표와 최 이사에게 은닉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된 김씨 조사도 필요한 상태다. 지난해 10월 김씨는 화천대유로부터 배당금 423억원을 받자마자 220억원 가량을 모처로 송금했는데, 은닉 혐의로 특정된 260억원에 이 중 일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천화동인1호로부터 대여한 473억 중 80억원의 용처도 검찰이 살펴보고 있는 대상이다. 수표 60억원과 현금 20억원으로 이뤄진 이 돈은 지난해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범죄 관련성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통보했던 돈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 외에도 검찰은 범죄 수익을 계속 수색해 발견되는 금액에 대해 압수 또는 추징보전 등에 나설 계획이다.

김씨 측은 은닉이 의심되는 260억원과 관련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화천대유 법인 계좌 가압류를 통보해 운영자금을 수표로 뽑아 놓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은 “범죄수익 은닉이란 범죄수익 자금의 추적을 곤란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라며 위법이 맞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른 시일 내에 김씨 조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최 이사가 구속된 뒤 자해를 시도한 김씨는 최근 법원에 ‘4주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진단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단 측근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뒤 김씨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그를 부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