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먹는 아메바’ 감염 국내 첫 확인… 태국서 귀국한 50대 남성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6일 16시 06분


파울러 자유아메바 생활사(출처 미국질병예방센터(CDC), 질병관리청 제공)
파울러 자유아메바 생활사(출처 미국질병예방센터(CDC), 질병관리청 제공)
이른바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파울러자유아메바의 인체 감염이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은 태국에서 입국한 뒤 뇌수막염으로 사망한 50대 남성 A 씨의 검체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가 검출됐다고 26일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A 씨는 4개월 동안 태국에 머무르다 이달 10일 귀국했다. 귀국 당일부터 두통, 언어능력 소실, 구토 등 뇌수막염 증세를 호소해 다음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21일 숨졌다. 질병청이 A 씨의 검체를 검사한 결과 해외 감염 사례와 99.6% 일치하는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가 검출됐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 들어가면 뇌수막염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단세포동물이다. 통상 파울러자유아메바가 서식하는 강이나 호수 등지에서 수영 등을 하다가 코로 물을 들이마실 때 감염된다. 후각신경을 따라 뇌로 이동해 병을 일으킨다. 감염 후 발병까지 2~15일 잠복기가 있다. 치명률이 95%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1937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2018년까지 미국(154건), 파키스탄(41건), 태국(17건) 등지에서 381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사람 간 전파는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는 국내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에 감염된 사례가 없었다. 다만 질병청에 따르면 2017년 전국 상수원 조사 때 일부 지역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가 검출된 적은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국내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에 감염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국내 강물 등에 파울러자유아메바가 실제로 서식하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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