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소원으로 할머니에게 새 패딩을 사드리고 싶다는 효심 가득한 12세 어린이의 사연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연을 전달받은 광주 서구청은 할머니와 아이에게 각각 패딩을 한 벌씩 선물했다.
25일 광주 서구청에 따르면 최근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한 9번째 ‘희망플러스 소원성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소원을 신청서에 적어 산타에게 보내면, 구에서 산타가 돼 30만 원 이하의 선물을 전달하는 행사다.
12살 A 군은 소원 신청서에 “할머니 패딩을 사드리고 싶습니다. 한 달 뒤 생신이시고 며칠 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라고 적었다. 아이는 “할머니 패딩이 좀 오래돼서 바꿔드리고 싶고 패딩을 드리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입니다”라고 했다.
가방끈이 떨어져 새 가방이 필요했지만 아이는 어른스럽게도 할머니를 먼저 생각했다. 편지 말미에는 “가방끈이 망가져서 가방도 필요합니다. 가방이 계속 내려가요”라고 살짝 덧붙이기도 했다.
서구청 관계자들은 할머니와 A 군에게 패딩 두 벌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달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동아닷컴과의 전화 통화에서 “할머니를 걱정하는 아이의 마음이 기특했다”라며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시라고 할머니뿐 아니라 아이에게도 패딩을 선물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 밖에도 감동적인 사연들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 7살 아이의 소원은 ‘고기 파티’였다. 아이는 “가족이 많아서 고기를 프라이팬에 구워서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프라이팬을 가지는 게 소원”이라며 소박한 사연을 보냈다.
이에 고기 유통업 개별 후원자가 프라이팬과 고기를 선물해 줬다.
서구청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총 84명을 선정하여 아이들에게 따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소원을 실현해 주기 위해 기획했다”라며 “프로젝트 소식이 전해진 후, 아이들을 개별적으로 후원하고 싶다는 사람이 굉장히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서구청은 내년부터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한 달에 한 번씩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지역사회의 더 건전한 성장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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