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장애인 권리예산 증액 요구에 대해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장애인들 요구까지 다 들어주면 나라 망한다’고 했다며 격분, 오는 1월 2일부터 ‘출근길 탑승시위’를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장애인 권리예산 1조3044억원 증액을 요구했지만 단 0.8%증액(106억원)에 그친 것과 관련해 “여야가 합의한 건데 이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고 했다.
박 대표는 “기획재정부가 증액에 대한 법적 권한이 있기에 담당 과장을 (만나 호소했더니) ‘검토하겠다’라고만 해 기재부 장관을 쫓아가서 면담했지만 ‘이렇게 모든 사람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면, 장애인들의 요구까지 들어주면 나라 망한다’고 하더라”며 “장애인 권리예산을 요구한 것을 ‘망했다’로 연결한다는 그 발언의 놀라움을 생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일 뜬금없이 ‘전장연 탑승 시위 휴전을 제안합니다‘라고 한 건 오 시장도 (예상 증액) 기대가 있었던 듯 같았다”며 “그런데 결과가 이렇게 나왔으니 1월 2일부터 다시 투쟁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진행자가 “지하철을 타는 사람 대부분이 서민들인데 그런 사람들에 불편을 끼치면 되느냐는 목소리도 있다”고 하자 박 대표는 “지하철 타면서 매일 아침마다 부딪히는 시민들에게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죄송함을 전한다”면서 “서민이냐 장애인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사회에서 장애인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문제, 국가권력이 기본적인 권리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함에 대해서도 좀 고민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한편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장연의 ’탑승시위‘ 재개 방침에 대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오늘 김광호 서울경찰청장과 논의를 마쳤다. 서울교통공사에서 요청하면 경찰이 지체없이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공권력 투입을 예고했다.
또 “서울시장으로서 더 이상 시민의 피해와 불편을 방치할 수는 없다”며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를 다 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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