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상식이 된 감염병 예방 수칙이다. 하지만 이렇게 ‘정석적인’ 손 씻기를 실천하는 사람은 100명 중 1,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 이상은 볼일을 본 후 아예 손을 씻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청은 국제한인간호재단과 수행한 ‘2022년 지역사회 감염병 예방행태 실태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는 전국 공중화장실 99곳을 이용한 성인 4269명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올해 10월, 11월에 진행됐다.
조사 결과 용변 이후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은 사람의 비율은 전체의 1.73%로 집계됐다. 지난해 조사(1.44%) 때보다는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올바른 손 씻기 예절을 지키는 사람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비누로 손을 씻은 사람의 비율은 29.4%, 물로만 씻은 사람은 36.8%였다. 공중화장실을 이용한 성인의 33.8%는 아예 손을 씻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변 후 손을 씻지 않은 사람의 비율은 남성에서 40.7%로 나타나 여성(27.0%)보다 더 높았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손을 씻지 않는 사람의 비율이 높아졌다. 20, 30대는 74.5%가 용변 후 손을 씻은 반면 60대 이상에선 59.5%만 손을 씻었다. 조사팀이 손을 씻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44.4%가 “귀찮아서”, 20.2%가 “습관이 되지 않아서” 손을 씻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화장실 환경에 따라서도 올바른 손 씻기 실천 비율이 달라졌다. 손 씻기를 강조하는 홍보물이 설치된 공중화장실에서는 이용자의 32%가 비누로 손을 씻었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선 27%에 불과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한 번 손을 씻거나 알코올성 손소독제를 사용할 때마다 급성 호흡기 감염 확률이 3%가량 줄어든다. 손 씻기를 하루 5~10회 하면 감염성 질환 가능성이 25% 줄어들고, 11회 이상 손을 씻으면 35%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올바른 손 씻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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