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택시기사’ 유인 장면 CCTV 포착…접촉사고 영상 보니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12월 28일 08시 17분


지난 20일 오후 10시경 경기 고양시의 한 삼거리에서 30대 남성이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냈다. 채널A
지난 20일 오후 10시경 경기 고양시의 한 삼거리에서 30대 남성이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냈다. 채널A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숨겼다가 검거된 30대 남성이 범행 전 택시기사를 집으로 유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27일 채널A는 지난 20일 오후 10시경 경기 고양시의 한 삼거리에서 30대 남성 A 씨가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 내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흰색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이 큰길로 우회전하고, 직진하던 택시가 이 차량 앞부분을 그대로 들이받는다.

30대 남성과 택시기사가 각자 차량에서 내려 대화하고 있다. 채널A
30대 남성과 택시기사가 각자 차량에서 내려 대화하고 있다. 채널A
잠시 후 두 운전자 모두 차에서 내리더니 횡단보도 앞에 서서 한동안 대화를 나눈다. 두 사람은 택시를 이리저리 살폈고 약 15분 뒤 각자 차량에 타더니 나란히 현장을 떠난다.

두 사람은 각자 운전하며 A 씨가 거주하는 경기 파주시의 아파트까지 6㎞를 이동했다. 택시기사 B 씨는 접촉사고 당일로부터 닷새 뒤 A 씨 거주지 옷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A 씨는 B 씨에게 음주운전 사실을 신고하지 않으면 합의금을 준다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 후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 씨는 B 씨가 몰던 택시를 자신의 집에서 800m 떨어진 공터로 몰고 간 뒤 걸어서 귀가했다.

A 씨는 택시를 버리고 달아나면서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삭제한 뒤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의 SUV 차량에서 택시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발견해 포렌식을 벌이고 있다.

A 씨는 범행 후 B 씨의 신용카드로 대출받는 등 닷새간 5000만 원가량을 빼돌린 사실도 확인됐다.

30대 남성의 차량과 택시가 나란히 접촉사고 현장을 떠나고 있다. 채널A
30대 남성의 차량과 택시가 나란히 접촉사고 현장을 떠나고 있다. 채널A
경찰은 B 씨 시신에 대해 부검을 의뢰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A 씨에 대해 살인 및 사체 은닉,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8일 오전 10시 30분경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조사 과정에서 A 씨는 현재 자신이 거주 중인 집주인 50대 여성을 지난 8월 살해한 뒤 시신을 가방에 넣어 파주시 교하동 공릉천변에 유기했다고 추가로 자백했다. 이 여성은 A 씨의 전 여자친구로 알려졌다. 경찰은 기동대와 수중수색요원 등을 동원해 여성의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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