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 추세를 보이던 국내 암 환자 발생량이 2020년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며 의료 이용이 줄면서 암 검진과 진단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는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를 28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신규 발생 암 환자 수는 24만7952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해 25만7170명에 비해 3.6%(9218명) 감소한 수치다. 정확한 연도별 비교를 위해 연령별 인구구조를 통일해 산출한 ‘인구 10만 명당 연령표준화발생률’도 482.9명으로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 2017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오다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사태로 병의원 방문이 줄면서 암 검진과 진단이 줄어든 것을 암 발생률 감소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의 암 검진 수검률은 49.6%로, 직전 해 55.8%에 비해 6.2%포인트 감소했다. 월별 암 환자 발생자 수를 보더라도 코로나19 ‘1차 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됐던 2020년 3, 4월에 각각 전년 대비 18.7%, 14.4% 줄었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2020년에) 제때 진단을 받지 못한 암 환자가 1만~2만 명에 이를 수 있다”며 “아직 암 검진을 받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빨리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발생 빈도가 높은 암 10종 중 전년 대비 감소 폭이 가장 컸던 건 위암이다. 2020년 기준 2만6662명이 발생해 전년 대비 10.3%(3058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암과 대장암도 각각 5.9%, 5.3%씩 감소했다. 반면 췌장암(3.2%)과 담낭 및 기타담도암(0.3%)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2만9180명)이었고, 폐암(2만8949명)과 대장암(2만7877명)이 뒤를 이었다.
한편 우리 국민이 기대 수명인 83.5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국민 3명 중 1명은 평생에 한 번은 암에 걸리게 된다는 뜻이다. 서 원장은 “그만큼 암이 우리 가까이에 있는 질병이 됐다는 것”이라며 “암은 노인성 질환이기 때문에 평균수명 연장에 따라 암 발생률도 계속 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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