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30일 오전 화재 현장을 둘러본 뒤 정부과천청사에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사고 대책회의’를 열었다.
원 장관은 “국가에서 관리하는 55개 방음터널과 지자체가 관리하는 방음터널까지 전수조사하겠다”며 “현재 공사 중인 방음터널에 대해서는 화재에 취약한 소재를 쓰고 있다면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화재에 튼튼한 소재와 구조로 시공법을 바꾸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재 사고가 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은 철제 뼈대 위에 아크릴 소재인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재질의 반투명 방음판을 덮어 만들었다.
PMMA는 가볍고 설치가 쉬워 최근 방음벽 재료로 많이 쓰인다고 한다. 가격도 강화유리보다 저렴한 편이다. 투명 재질이어서 시야 확보도 가능하다. 문제는 휘발성 유기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화재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불이 붙은 PMMA는 유독가스를 다량 내뿜어 질식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국토부는 이미 쓰이고 있는 PMMA 소재 방음터널을 전면 교체하거나 부분적으로 내화성 도료나 방화보드로 보강할 계획이다.
원 장관은 “2016년부터 전문 연구 기관에서 화재 취약성 때문에 PMMA 소재를 교체 내지는 배제해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채택되지 않았다”며 “사고가 터지기 전까지 미뤄왔던 정부의 업무 태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문제 해결이) 미뤄진 데 대해 정부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원 장관은 “비용 면에서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사람의 목숨값보다 비싼 건 없을 것”이라며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용을 이유로 안이한 방법으로 현상 유지를 하는 관성적 태도를 버리겠다”며 “공사 시 들어가는 비용만 따질 것이 아니라 사고가 났을 때 생기는 피해에 따른 비용까지 생각한다면 비용에 대한 개념이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안전 최우선의 원칙 아래에 그동안 미비했던 기준을 철저히 마련하고, 전국의 화재위험시설에 적용될 수 있도록 국토부가 모든 계획을 앞당겨 실행하겠다”며 “최종 확정안은 수사와 감식, 전문가의 의견 등을 받아들여 채택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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