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규모가 지난 7~8월 여름철 6차 유행 때보다 적지만 2일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637명으로 8개월여 만에 가장 많이 나왔다.
숨은 감염자가 사실 많고 백신 접종 후 시간 경과에 따른 고령층의 면역력이 감소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유행이 완만하지만 길게 이어지면서 환자가 누적된 영향도 있다.
전문가들은 개량백신(2가백신) 동절기 추가접종을 독려하며 고위험군이 머무는 감염취약시설의 방역관리를 철저히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위중증 환자 연일 600명대…60세 이상 고령층 접종률 30%대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전날 636명보다 1명 늘어난 637명으로 이틀 연속 600명대다. 88.5%인 564명이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지난해 4월 25일 668명 이후 252일만에 가장 많다.
이날 0시 기준 사망자 53명 중 96.2%인 51명이 60세 이상 고령층일 정도로 인명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7차 유행의 위중증 환자가 6차 유행보다 많은 데에는 우선 숨은 확진자의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최근 신규 확진자가 주중 7만~8만명으로 집계되지만 실제 확진자는 이보다 2배 많은 14만, 많게는 20만명일 것으로 추산했다.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날 위원회 브리핑에서 “6차 유행에 비해 이번 유행에서 고령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그러나 보니 중증화가 더 많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젊은층의 검사 기피가 많다 보니 집계되는 확진자 중 고령자 비중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신규 확진자는 6차 유행의 절반 수준인데, 위중증 환자가 늘어난 데는 절반 남짓은 검사를 안 받고 있다는 얘기”라며 “실내 마스크 해제 등 국민의 방역 긴장감을 떨어뜨릴 이슈가 너무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정 교수는 “지금 유행이 벌써 2달을 넘어가면서 중환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누적되는 효과도 있기 마련이다 보니 중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아울러 상당수 고령층이 3·4차 접종 후 1년 가까이 지나면서 접종 또는 감염으로 얻은 면역이 떨어졌다는 점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60세 이상 동절기 2가백신 추가접종률은 대상자 대비 31%에 그치고 있어 ‘면역 공백’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김탁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검사를 적극적으로 하는 병원 내 환자, 의료진 진단 숫자는 거의 15만~20만명이 발생하던 상황과 유사하다”며 “마지막 접종 후 1년 가까이 지나면서 중증 예방효과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탁 교수는 “전형적인 코로나19 폐렴의 경과를 보이는 환자들을 지난 6차 유행 때보다 많이 보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이밖에도 정 교수는 팍스로비드 같은 먹는 치료제의 적극적인 처방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혹시 이런 노력이 부족해서 중증환자 증가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서 문제가 있으면 수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위중증 환자, 계속 늘진 않을 것…“이달 말 실내마스크 조정 가능”
전문가들은 다만 앞으로 위중증 환자가 계속 늘어나진 않을 걸로 봤다.
정 교수는 개량 백신을 고위험군에 맞추고, 확진된 고령층에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투여해야 한다며 “확진자 숫자는 이제 정점에 들어가지 않았나 희망을 가져본다. 누적된 중환자들이 어느 정도 다 드러나고, 시간이 지나면 중환자 숫자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 역시 최근 입원환자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는 이유로 이달 말 위중증 환자 감소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2일 신규 입원환자는 181명이었으나, 이날 신규 입원환자는 130명으로 줄었다.
백 교수는 “입원환자와 신규 확진자 수가 각각 약간의 감소 또는 정체인 만큼 앞으로 위중증 환자는 시차를 두고 줄어들 수 있다. 1월 말 정도면 마스크를 의무에서 권고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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