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1% 상승하면 아이도 덜 낳는다…“1명 키우는데 6억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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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2일 15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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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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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1% 상승하면 최장 7년까지 출산율에 영향을 끼치고, 합계출산율은 약 0.014명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합계출산율은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의 수다.

국토연구원은 2일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 연구’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박진백 부연구위원의 분석 결과 주택가격의 상승은 출산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며 시간이 지날수록 집값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1992년 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장기 시계열 자료를 시간가변모수 벡터자기회귀모형에 적용해 시점별 충격반응함수를 추정해 주택가격과 출산율의 구조 변화를 추정했다.

분석 결과 집값이 1% 상승하면 합계출산율이 약 0.002명이 감소했다. 충격이 발생하면 합계출산율은 최장 7년 동안 약 0.014명 줄었다.

시기별로는 1990년대에는 주택가격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약 10개월 이상의 시차를 두고 출산율이 하락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주택가격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출산율 하락까지의 반응이 4~5개월 빨라져 약 5~6개월 이후부터 출산율이 떨어졌다.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주택가격 상승 충격 발생 이후 1~2개월 이내 출산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 부연구위원은 “집값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것은 출산을 경제적 이득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화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며 “경향이 강해질수록 주택과 같은 자산가격과 출산간의 경합 관계는 강화될 수 있다”고 했다.

자녀 출산은 그 자체로 큰 비용이 발생하지 않지만, 출산 이후 양육, 보육, 교육 등에 발생하는 비용까지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는 것이 박 부연구위원의 설명이다.

통계청 국민이전계정의 생애주기적자 구조(2020년 기준)에 따르면 생애 기간 중 27세부터 소득이 생기며 비용이 덜 들어 흑자로 전환된다. 그전까지 아이 한 명을 26세까지 키우려면 6억 1538만 원이 지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1명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상황으로 출산율 감소에 따른 중장기적인 인구감소, 사회의 지속가능성 훼손 등을 극복하기 위해 저출산의 원인 진단과 극복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박 부연구위원은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구조 마련을 위해서는 주택가격이 지불가능한 수준에서 형성되고 변동성이 낮게 유지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시장 수요자들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의 주택이 지속해서 공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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