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의 민사소송에 대한 법원의 강제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법적 조치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
2일 공사는 입장문을 내고 “숙고 끝에 법원의 조정안을 불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7단독 김춘수 판사는 공사가 전장연 등 장애인 단체들과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 등 활동가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강제조정을 결정했다.
2024년까지 공사 측이 275개역 중 1역 1동선이 갖춰지지 않은 곳에 엘리베이터를 추가 설치하고, 장애인 단체들은 열차 운행을 5분 넘게 지연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조정안의 핵심이다. 5분 이상 지연시키면 전장연이 공사에 5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전장연은 지난 1일 수용 입장을 밝혔지만, 공사는 이날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공사는 “전장연 측 시위는 고의적으로 열차를 지연시킬 뿐 아니라 역사 내 무허가 전단지 부착·무단 유숙 등 철도안전법과 형법을 위반하는 명백한 불법행위임에도 법원은 5분 초과 시위에 대한 금액 지급만 규정했을 뿐, 이 외 행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며 불수용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특히 5분 이하로 열차를 고의 지연시키는 시위에 대한 언급이 없어 이를 강행하더라도 제지할 수 없다”며 “조정안을 수용한다면 (전장연이) 이용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시위를 계속 이어갈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공사는 전장연에 추가 법적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공사는 “2021년 1월부터 현재까지 약 2년간 이들이 강행한 총 82차례의 지하철 내 시위에 대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열차를 고의로 지연시키는 등 불법행위에 대한 증거자료도 이미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소송과 별개로 공사는 조정문에 포함된 1역 1동선을 2024년까지 100% 확보하는 등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들이 지하철을 보다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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