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화재 유사 ‘방음터널’ 15곳 공사 중단…국토부 “대책 마련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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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2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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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 화재사고 합동감식에 들어간 30일 오전 경기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에서 경찰 관계자들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들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2022.12.30/뉴스1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 화재사고 합동감식에 들어간 30일 오전 경기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에서 경찰 관계자들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들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2022.12.30/뉴스1
5명이 사망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고 후속 조치 일환으로 국토교통부가 현재 공사·설계 중인 방음터널 공사를 중단 요청했다.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국토부는 전국 방음터널 현황의 전수조사를 마무리하는 한편, 이른 시일 내에 전문가 자문을 구한다는 계획이다.

2일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에 방음터널은 150여곳으로 파악됐다. 화재가 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 등 국가관리 55개소를 포함해 지자체가 관리하는 방음터널을 1차 전수조사한 결과다. 현재 운영 중인 곳은 147개소로 전해졌다.

전국에 방음터널을 공사·설계 중인 곳은 15개소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이곳에 대해 공사 중단을 요청했다. 갈현고가교처럼 방음터널에 화재에 취약한 폴리메라크릴산 메틸(PMMA)이 사용되는지 파악 후 교체 등을 검토하기 위함이다.

이번 사고는 방음터널에 PMMA 재질의 투명방음판이 사용된 점이 피해를 키운 큰 원인으로 꼽힌다. 아크릴 소재의 PMMA는 빛의 투과성이 좋고, 가공하기 편리해 전세계적으로 쓰이는 재료긴 하나, 발화 온도점이 낮고 불이 붙었을 때 녹아내리며 연소가스가 빨리 퍼지는 등 폐쇄된 공간이나 화재에는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2016년 교통연구원은 PMMA 소재는 쓰지 않는게 좋다는 의견을 국토부에 제안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30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화재현장 점검 후 “현재 공사 중이거나 아직 공사에 착수하지 않은 공사는 전면 중단하고, 화재에 튼튼한 소재와 구조로 시공방법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만들어진 방음터널에 대해선 전면 교체하거나 기술적으로 불가능할 경우 부분적으로 내화성 도료를 사용하거나 상부 개폐 등 안전조치들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의 방침에 따라 국토부는 우선 방음터널 공사 중단 요청한 것이다.

국토부는 도로국을 중심으로 주말도 반납한 채 방음터널 화재사고 대책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도로국 내 도로시설안전과 등 대부분의 부서가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방음터널에 대한 방재 기준을 규정한 지침 개정·강화를 위해 이른 시일 내에 전문가 자문을 위한 회의를 열 계획이다. 이 회의에선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PMMA 교체, 시공방법 변경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일례로, 지난 1999년 도로설계편람 부대시설 편에는 ‘방음벽에 사용되는 재료 중 외부는 불연성 또는 준불연성이어야 하고, 내부의 흡음재료는 자기 소화성으로 연소시 화염을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침이 있었지만, 2012년 개정된 편람에는 이런 기준이 삭제된 점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6년 ‘도로터널 방재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 개정을 통해 방음터널에도 방재시설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일반터널에 비해 느슨한 점도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이런 지적을 확인한 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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