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일선 약국에서 감기약 공급이 줄어든 반면 구매 문의는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이후 감기약 사재기 조짐이 보이자 정부는 1인당 감기약 판매 수량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이다.
2일 동아일보가 서울 종로구 약국 16곳을 돌아본 결과 상당수 약사들은 “평소보다 감기약 공급이 줄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자발적으로 대량구매를 제한하는 모습이었다.
한 약국 직원 A 씨는 “사나흘 전부터 60, 70대 어르신들이 감기약을 적게는 5개, 많게는 10개씩 사 갔다”며 “(이유를) 물어보니 ‘중국 코로나19 확산 뉴스를 보고 불안해서 가족들 나눠주려고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재한 중국인의 사재기 움직임도 있었다. A 씨는 “중국인이 감기약 10개를 달라고 하면 1, 2개만 판다”고 했다.
일부 약국에는 대량 구매가 가능한지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혜화동 약국 직원 B 씨는 “지난주 외국인으로 보이는 손님이 ‘몇 개까지 살 수 있느냐’고 묻는 일이 두 번 있었다”며 “대량 구매시 할인이 가능한지 묻기에 개인에게 대량으로 팔지는 않는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다른 약국 직원 C 씨도 “최근에 감기약을 얼마나 팔 수 있는지 전화로 묻는 손님이 있었다”고 했다. 한 약국 직원은 “제약회사에서 감기약 공급이 안 돼서 사재기가 가능할 만큼의 물량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고 했다.
다만 아직까지 사재기로 감기약이 품절됐다고 밝힌 곳은 없었다. 일부 약국 출입문에는 ‘감기약 등 호흡기 관련 의약품(일반약)은 3일에서 최대 5일분의 구매를 권장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정부는 이번 주 중 감기약 판매 수량 제한의 시점과 대상, 판매제한 수량 등 세부 내용을 확정해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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