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정부의 고강도 방역대책이 시행된 첫날인 2일 중국발 입국자 10명 중 1명 이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가 나온 중국발 입국자 106명 중 12.3%인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까지 중국발 항공편 8편을 타고 국내에 들어온 승객은 총 718명이다. 이 중 208명이 관광 등의 목적으로 입국한 단기 체류자이거나 유증상자여서 공항에서 PCR 검사를 받았다. 방역당국은 이날 공항 내 검사 대상자가 300명 안팎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간 집계된 양성률이 12.3%인 만큼 입국자 전원에 대한 검사 결과가 나오면 이날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온 확진자 중 시설격리 대상자가 30명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발 확진자 중 단기 체류자는 별도 격리시설에서 7일간 격리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마련한 격리시설은 총 100명밖에 수용하지 못해 사흘이면 격리시설이 ‘만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 현장에서도 혼란이 이어졌다. 이날 인천공항에선 중국발 입국자가 아닌 승객을 PCR 검사 대상자로 착각해 잘못 안내하거나, 검사 대상자가 일반 시민과 섞이는 등 종일 혼선이 빚어졌다.
한편 미국에선 강한 면역 회피력을 가진 새 변이 XBB.1.5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XBB.1.5 감염이 전체 코로나19 신규 감염에서 40.5%를 차지해 곧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입국자 통제 제대로 안돼 대열 뒤섞여… 공항 PCR검사 혼선
중국발 입국자 검사 의무화 첫날…본인 부담 검사비 결제 우왕좌왕 “6시간 넘게 대기하라니” 불만도…“하루 입국 1100명 감당 가능한지”
“중국에서 오는 친구를 마중 나왔는데 6시간 넘게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2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중국인 A 씨(29)는 중국발 입국자 전원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의무화된 사실을 몰랐다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정부의 고강도 방역대책이 시행된 첫날 인천공항 곳곳에선 혼선이 빚어졌다. 동선 통제가 제대로 안 돼 검사 대상이 아닌 사람이 대열에 섞이기도 했고, 검사 대상자가 검사 전 지인들과 접촉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 검사 대상자 섞이기도
이날 오전 10시 45분경 중국 산둥성 지난시에서 출발한 승객 76명이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입국했다. 이 중 단기 체류이거나 유증상자인 외국인 58명은 PCR 검사 의무화에 따른 공항 검사 대상자였다.
단기 체류 외국인들은 착륙한 지 1시간 가까이 지난 오전 11시 40분경 입국 수속을 마치고 입국 게이트를 나섰다. 대기하던 검역관들은 이들의 동선을 통제하고 PCR 검사에 대해 설명했다. 이후 터미널 외부에 별도로 설치된 검사센터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줄을 잘못 선 외국인들이 중국발 입국자 검사센터로 함께 섞여 이동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외부로 나갈 때도 별도로 구분된 동선을 이용하지 않아 일반 시민과 섞이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검사 비용 8만 원을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일부 입국자들은 공항에서 기다리던 가족들에게서 현금을 받기도 했다. 일부는 검사센터로 이동하던 중 지인을 만나 짐을 건네주며 접촉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경 중국 다롄에서 도착한 B 씨(37)는 “현금이 없어 결제 방법을 찾느라 1시간을 허비했다”고 하소연했다.
중국 충칭시에서 입국한 C 씨는 “오후 3시에 도착했는데 오후 5시가 다 돼서야 검사를 받았다”며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 5시간 이상 걸려 한밤중에나 공항을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검사 대상자는 음성도 양성도 아닌 ‘미결정’ 판정을 받고 대기가 길어졌다.
○ ‘방역 관리 사각지대’ 우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하루 평균 중국발 입국자는 1100명 내외로 예상된다. 질병청은 이 중 인천공항에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단기 체류 외국인을 300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공항에서 PCR 검사를 받지 않은 내국인과 장기 체류 외국인은 입국 후 거주지 인근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를 받은 사람이 확진자일 수 있기 때문에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집에 머무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 원칙은 ‘권고’일 뿐이라 당사자가 이를 지키지 않으면 자칫 확진자가 지역사회에 섞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역 관리 사각지대’가 생길 우려가 있는 것이다.
한편 2일 0시 기준 입원 중인 코로나19 중환자는 637명으로 전날(636명)에 이어 이틀째 600명대로 집계됐다. 중환자가 늘면서 병상 가동률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1일 오후 5시 기준 42.2%로 지난해 8월 말 이후 약 4개월 만에 40%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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