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일 윤석열 정부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외국어고 존치와 내신 절대평가를 확대를 동시에 추진한다면 “(교육 현장에) 파괴적인 정책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조 교육감은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자사고와 외고를 존치하면서 내신 절대평가까지 시행하면 부정적인 의미에서 파괴적인 정책이 될 것이다. 최악의 조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고와 외고의 절대평가 도입으로) 내신에서 불리함이 없어지면 경쟁률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자사고, 외고 인기를 강화하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사고, 외고는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2025년 2월부터 일반고로 전환할 계획이었지만 정권이 바뀌고 현 정부가 들어서며 존치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교육부는 다음 달 자사고·외고의 존폐 여부가 담긴 고교체계 개편 방안과 2025년 도입 예정인 고교학점제 성취평가 방식을 발표한다.
조 교육감은 현 정부, 교육부가 시도교육청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사고 존치나 교육감 선거제도 개편 등 정책에서 당사자들과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교육부와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비판할 점은 비판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교육을 과거로 돌리는 퇴행적 정책에는 과감히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그동안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지원하던 입학 준비금을 올해 유치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조 교육감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사이에 차별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며 “어린이집 원아에게도 입학준비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서울시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유보통합(유아교육과 보육의 통합)과 관련해서도 “그동안 제안했던 4, 5세 유아 의무교육, 유아 무상교육 등 보육 국가책임제 실현을 서울에서 먼저 시범 실시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에게 1인당 5만 원의 준비물 비용을 지원한다. 또 초등 돌봄교실을 확대해 수요가 있는 학교를 중심으로 오후 돌봄을 오후 8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중점 추진 과제 중 하나로 기초 학력 강화를 꼽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학습 결손과 기초학력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다중 학습안전망’을 강화할 방침이다.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보장 채움 학기제’도 신설한다. 또 약 250억 원을 투입해 학생 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진행할 학습지원 인력도 선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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