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 저지당한 전장연, 서울교통공사-경찰과 충돌-대치 ‘갈등 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3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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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지역장, 전동 휠체어 치여 병원 후송도

3일 오전 서울 중구 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타려는 전국장애인철폐연대(전장연) 회원을 경찰들이 저지하고 있다. 뉴시스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이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과 이를 저지하는 경찰, 서울교통공사 간 대치 상황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선 지하철을 타려는 전장연 활동가와 이를 막으려는 경찰, 공사 직원 간 몸싸움이 2시간 이상 이어졌다. 삼각지역에선 삼각지역장이 전동 휠체어에 치여 119에 실려 가기도 했다.

삼각지역장, 전동 휠체어 치여 병원 이송

전장연 활동가 10여 명은 3일 오전 8시 20분경 서울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에서 승차해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당초 이날 오전 10시 30분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선전전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시간과 장소를 바꿨다.

이들은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하차한 뒤 다시 승차하려 시도했지만, 경찰과 공사 직원들이 이를 가로막았다. 공사 측은 “불법 시위를 중단하고 역사 밖으로 나가달라”, “퇴거 불응 시 열차 탑승을 거부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전장연 활동가들은 “삼각지역으로 이동하려고 하는데 왜 지하철을 못 타게 하느냐”며 반발했다. 이들은 “장애인도 시민이다”, “지하철을 타게 해달라”고 외치며 반복해서 탑승을 시도했다. 전동 휠체어를 탄 활동가가 밀고 들어가자 경찰 기동대가 방패로 이를 막는 등 상황이 반복됐다. 경찰들은 “위험하니 밀지 말라. 경찰도 사람”이라고 외쳤다.

이날 선전전은 오후 2시 40분경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전장연 측 결의대회와 함께 종료됐다. 이날 선전전엔 휠체어에 탄 활동가 8명을 포함해 70여 명이 참여했다. 오전 11시경부터는 지하철에 탑승하려는 시도 대신 활동가들이 항의 발언을 이어가는 방법으로 선전전이 진행됐다. 한 활동가는 “유력 정치인과 대통령실의 지시가 있으니 하루만에 강경대응으로 바뀐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같은 시각 삼각지역에서도 대치 상황이 이어졌다. 다른 경로로 삼각지역으로 이동해있던 전장연 활동가 일부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이동하려는 과정에서 공사 측과 갈등을 빚은 것. 이 과정에서 삼각지역장이 전동 휠체어에 치여 119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타박상을 입은 삼각지역장은 오전 10시 28분경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받고 오후 1시경 복귀했다.

전장연, “올해 260일간 선전전 할 것”
공사 측은 전날에 이어 전장연 관계자의 지하철 탑승 자체를 차단했다. 경찰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경찰 200여 명을 투입해 길게 늘어서 탑승을 막았다. 지난해 12월 법원은 전장연에 대해 열차 운행을 5분 넘게 지연시키는 선전전을 금지하는 강제조정을 결정했다.

전장연 측은 “법원 결정대로 5분 이내로 탑승하겠다”고 밝혔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앞서 “(지하철 운행은) 1분만 늦어도 큰일인데 5분이나 지연시킬 수 있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2일 진행된 지하철 선전전은 약 14시간 동안 대치가 이어지며 밤 10시까지 시위가 계속됐다. 삼각지역에선 숙대입구역 방면 열차 13대가 무정차 통과했다.

전장연은 이날 성명을 내고 “2023년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260일 동안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원 조정안을 수용해 진행할 것이며 4호선을 제외한 다른 노선에서는 진행하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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