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 송치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참사 발생 후 20분이 지난 시점에서 무전으로 지시를 하면서도 참사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전 서장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당시 오후 10시35분 무전에 처음 등장하는데 참사를 몰랐느냐”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시점은 지난해 10월29일 오후 10시15분이다.
이 전 서장은 “3~4회에 걸쳐 급하게 경찰력을 요청하는 무전이 있어 어떤 상황인지 모르지만 지시를 했다”며 “이태원 직원이 지원을 요청한 지점으로 형사나 교통 등 가용 경찰력을 일단 보내보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이 “가장 중요한 것은 경비경찰력을 서울경찰청에 요청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하자 이 전 서장은 “그 당시 위급한 상황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전 서장은 “오후 9시28분 송병주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과 통화했는데 특이상황이 없다고 들었냐”는 질문에 “차가 좀 막히고 인원이 많긴 한데 현재까지 특별한 상황이 없다고 (송 전 실장이) 말했다”고 답했다.
전 의원이 “송병주 실장의 보고가 정상적인가,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즉각 보고해야 하지 않았냐”고 꼬집자 이 전 서장은 “현장에 있는 지휘관이 특별상황이 없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 전 서장은 “송병주 실장이 최선의 보고를 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지휘관 판단을 믿었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은 그날 밤 11시12분에 전체 상황을 파악했으며 곧 경비과장을 찾아 경비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파출소 옥상에 올라간 이유에 대해선 “높은 곳에서 전체를 볼 수 있으니 교통관리나 인파해산을 위해서는 옥상이 적절한 위치라 거기서 지휘했다”고 말했다. “국민은 서장이 구경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는 전 의원의 지적에는 “상당히 큰 오해”라고 해명했다.
이 전 서장은 국정상황실에서 걸려온 전화를 못받은 경위에 대해 “계속 무전 지시를 하느라 못받았다”며 “6분 후 다시 콜백해 상황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때로 돌아가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 전 서장은 “좀 더 상황을 파악해서 빨리 대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유족들에게 서장으로서 정말 죄송스럽고 참담하며 죄인의 심정으로 살겠다고 여러번 말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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