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의혹으로 구속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사고 당일 오후 11시가 돼서야 직원 간 무전을 통해 상황을 인지했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유족을 향해선 평생 죄인의 심정으로 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전 서장은 4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 현장 도착이 늦었다는 의원들의 질의에 “무전을 통해 23시경에 (상황을) 알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오후 10시35분께 있었던 직원들의 경력 요청 무전에 대해 묻자 “그 당시에는 위급한 상황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며 “지원 요청한 지점에 형사나 교통 등 가용경력을 일단 보내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오후 11시5분께 현장에 도착한 이 전 서장은 이태원파출소 옥상에서 현장을 지켜보며 지휘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서장은 “교통관리나 인파 해산작전을 하기 위해서는 높은 곳에서 전체를 보면서 지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파출소 옥상이 적당한 위치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지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족에게 “상황을 파악해서 빨리 대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죄송스럽고 참담하고 평생 죄인의 심정으로 살겠다고 여러번 말했다”고 전했다.
기동대 지원 요청을 했다는 이 전 서장과 그런 요청이 없었다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이 전 서장에게 “서울경찰청에 경비기동대 투입을 요청했지만 인력 부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었다”고 하자 “그렇게 보고를 받았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김 청장은 “저희 서울청에서는 교통기동대 1개 제대 요청 외에는 받은 바 없다”고 맞받아 쳤다.
해당 내용에 대한 공방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서도 이어졌다. 조 의원이 “경비기동대 요청 내용 확인할 수 없다는 게 특수본 입장이다”고 말하자 이 전 서장은 “제가 그 기동대 요청 지시를 했던 흔적들은 많이 있다”며 “간담회 결과 보고서나 핼러윈 축제 사고 경과 보고서 내용 등 흔적이 있는데 이게 한 순간에 사라졌다는 답답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후 10시32분께 용산서 112상황실장과 통화 당시 참사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냐는 질문에 “인구가 너무 밀집돼 있어서 통화 불량이었다”며 “직원 무전을 받고 요청한 지점에 형사와 교통직원들을 보내라고 지시했고, 수행 직원한테 무슨 상황인지 확인해보라고 지시했는데 특별사항이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인색했다면 무전으로 지시를 하든 현장을 뛰어갔든지 지휘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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