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은 인공지능(AI)을 발명자로 기재한 특허출원을 무효처분한 결정에 대해 출원인이 ‘인공지능도 발명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12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5일 밝혔다.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하지 않는 처분에 불복한 소송은 미국·유럽·독일·영국·호주 등 지식재산 분야 주요국들에 이어 이번이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소송 대상은 미국의 인공지능 개발자 스티븐 테일러가 ‘다부스(DABUS)’라는 이름의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표시한 국제특허출원으로 우리나라(2021년 5월)를 포함해 16개국에 출원됐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다부스’가 일반적인 지식을 학습 후에 식품용기 등 2개의 서로 다른 발명을 스스로 창작했다고 주장하면서 발명자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9월 출원무효 처분을 내렸고 미국·유럽·영국 등 주요국 특허청들과 법원들도 특허법 또는 판례를 통해 ‘자연인’만 발명자로 인정하고 인공지능은 인정하지 않았다.
단, 지난해 3월 독일 연방특허법원에서는 자연인만 발명자로 인정하되 발명자를 기재할 때 인공지능에 대한 정보를 같이 기재하는 것까지는 허용된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현재 다부스 특허출원과 관련해 미국과 영국, 독일은 항소법원에서 모두 불인정해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며 유럽과 호주는 대법원에서 최종 불인정이 확정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공지능과 관련한 행정당국의 불인정에 대한 아시아 첫 법원 행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특허청은 향후 국가별로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 해당국 특허청과 함께 판결에 대한 대응방안을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특허청은 지난해 9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서 인공지능 발명자 이슈에 대한 주제토론을 이끌었고 12월 독일·영국·프랑스 특허청과 인공지능 관련 지식재산제도 정착에 긴밀히 협력키로 합의하는 등 인공지능 발명자 이슈를 주도해 WIPO에 인공지능 관련 지식재산 이슈를 전담하는 전문가를 파견하기도 했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인공지능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는 점을 고려하면 인공지능 발명자 등 관련 지식재산 이슈에 대해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우리나라 행정소송과 주요국 대법원 판결 결과 등을 종합해 국제적으로 조화되도록 인공지능 관련 지식재산제도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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