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맞는 여성, 침묵의 112신고…눈치 빠른 경찰이 구했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6일 14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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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의 도움 필요하시면 숫자 버튼 두 번 눌러주세요.”

경찰이 말 없는 112 신고를 받고 기지를 발휘, 데이트폭력 피해자를 안전하게 구출했다.

6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7분 인천경찰청 112에 신고 전화가 왔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은 신고자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경찰의 도움이 필요하면 아무 번호를 누르거나, 전화기를 두드려 ‘보이는 112’로 유도하는 숫자버튼을 눌러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한참동안 아무런 응답이 없자 경찰관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미세한 주변소리를 들으려 애썼고, 남녀가 욕설을 하며 섞여 싸우는 듯한 대화 소리를 작지만 들었다.

순간, 신고자가 위험한 상황에 처한 긴급상황임이라고 판단한 경찰은 곧바로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위치추적시스템인 LBS(Location Based Service)를 가동하는 동시에 관할서에 ‘코드1’ 지령을 발령했다.

코드1 신고를 받은 지역경찰관은 위치추정으로 드러난 오피스텔로 신속히 출동하면서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자 신고자와 재차 통화를 시도했다.

경찰관의 전화를 받은 여성은 “잘못 눌렀다. 신고를 취소하고 싶다”고 대답했으나 경찰관은 여성의 울먹이는 목소리에 강압적인 신고 취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안전한 지 대면해 확인해야 된다’며 끈질기게 설득해 3분여 만에 신속히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관이 초인종을 누르자 잠시 후 젊은 남성이 문을 열어 주면서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태연히 행동했다.

그러나 방안에서 울고 있던 여성이 밖으로 나오며 남성이 알아차리지 못하게끔 경찰관을 쳐다보며 소리없이 입모양으로만 ‘살려 주세요’라고 도움을 청했다.

경찰관은 상황을 인지하고 여성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주먹과 흉기에 의해 상해를 입은 피해사실을 확인하고 가해자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20대 남성을 상대로 특수상해 혐의 가해자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주거지 순찰 강화, 치료비와 심리상담을 지원하는 등 적극 조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같은 무응답 신고의 사소한 단서도 놓치지 않고 시민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험과 직결된 긴급상황으로 판단될 시 자동위치추적 및 긴급코드 발령 등 대응 매뉴얼을 갖춰 발빠르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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