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을 호소하다가 쓰러져 뇌사 상태가 된 여섯 살 소년이 장기 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8일 제주 제주시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송세윤 군(6)이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신장(좌·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생을 마감했다고 9일 밝혔다.
기증원에 따르면 태어나자마자 장티푸스 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송 군은 건강하게 자라다가 지난해 12월 1일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심장 마비가 온 송 군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사 판정을 받았다.
제주 태생인 송 군은 밝고 활동적인 성격으로, 양보하길 좋아하는 소년이었다고 한다. 자동차를 좋아하던 송 군은 정비사를 꿈꿨다.
송 군의 가족은 송 군이 어디선가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송 군의 어머니인 송승아 씨는 “세상 엄마 중에 저처럼 아이가 아파 힘들어하는 엄마들도 있을 것”이라며 “(기증을 하면) 세윤이의 몸 일부가 어디선가 살아 숨 쉬고, 기증 받은 아이와 그 가족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송 씨는 아들에게 “세윤아, 엄마야. 이제 엄마 걱정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는 다른 아이들처럼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살아. 매일 사탕, 초코릿 먹지 말라고 잔소리만 한 것만 같아 미안해. 세윤아, 엄마가 사랑해. 늘 엄마가 생각할게”라고 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문인성 원장은 “어린 자식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이해하기도, 표현하기도 어렵지만 다른 아픔 속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려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생명 나눔을 실천해주신 기증자와 기증자 가족의 숭고한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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