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세입자 수백 명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채 숨진 ‘빌라왕’ 정모 씨의 배후를 특정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한 분양컨설팅업체를 정 씨의 배후로 판단하고 업체 관계자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정 씨 사건과 관련해 “사망한 임대인의 배후가 최근 확인됐다”며 “정 씨는 바지사장에 가깝고 분양컨설팅업체를 실질적인 주인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지난해 7월 전세사기 특별단속에 나선 후 등기부등본상 소유주가 아닌 배후를 특정해 밝힌 건 처음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2021년 상반기경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일대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뒤 임대를 놓았다. 그런데 정 씨가 2021년 7월 제주에서 갑자기 사망하면서 전세보증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세입자 대다수는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놓였다.
경찰은 정 씨가 소유한 주택 거래를 대리인이 진행하는 등 공범 또는 배후 세력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최근 한 분양컨설팅업체 관계자를 공범으로 입건해 5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빌라 1139채를 소유했다가 지난해 10월 숨진 ‘원조 빌라왕’ 김모 씨 사건에 대해서도 범행을 공모한 건축주와 분양대행업자 등 5명을 추가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