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소득 하위 70%까지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대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낮추는 연금 다층 체계를 구축하자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제13회 국민연금 전문가 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에서는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와 공적연금의 대응에 대해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뤄졌다.
최영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 다층 노후 소득 보장 체계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최 교수는 “저출산 고령화로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이 문제이지만, 공적연금의 부족함 역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캐나다 등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다층 구조의 연금 체계를 제시했다.
가장 아래층인 기초연금은 보편적 급여 지급을 하자고 주장했다. 현재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의 노인에게 32만3180원(단독가구)을 지급한다.
최 교수는 “모든 계층에게 기초연금 수급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노인빈곤의 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 기초연금 수급연령은 2025년부터 매 5년마다 1세씩 올려 2045년까지 70세로 상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기초연금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이렇게 기초연금이 보편적 연금 체계로 들어오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당초 목표한 40%보다 낮은 30%대 중반대로 줄이거나 국민 여론에 따라 현행 유지를 하는 방법을 언급했다.
현재 주로 논의가 되고 있는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과 관련해서는 고용주의 수용성을 고려해 퇴직연금 기여금의 일부를 국민연금 보험료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퇴직연금은 강제화 및 최소 55세까지 중도인출 금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주거비용과 관련한 퇴직연금 인출 비율이 80%를 넘는다.
문현경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특수 형태 근로 종사자를 중심으로 노동시장의 변화와 공적 연금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문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정규직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96%에 달하지만 비정규직은 67.9%에 그친다. 한시적 비정규직만 82.4%로 가입률이 높을 뿐 비전형 비정규직은 57.9%, 시간제 비정규직은 47.3%로 가입률이 저조하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기 위한 소득 신고율도 특수 형태 근로 종사자의 경우 낮은 편인데, 18~59세 특수 형태 근로 종사자의 전체 소득 신고율은 70% 수준이며 골프장 캐디는 32.5%, 퀵서비스 기사는 43.4%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특수 형태 근로 종사자 중에서도 기준소득월액이 다른데 사업장 가입자의 경우 평균 317만6000원이지만 지역가입자의 경우 164만6000원에 불과했다. 방문 점검원은 108만1000원, 학습지 방문강사는 118만9000원, 가전제품 설치기사는 124만5000원, 골프장 캐디는 137만1000원, 택배기사는 138만6000원, 건설기계 운전사는 141만2000원으로 평균을 하회했다.
국민연금 수급액에 영향을 미치는 가입기간도 사업장 가입자는 163.3개월인데 반해 지역가입자는 105.4개월로 짧다.
문 부연구위원은 “직종별로 살펴보면 특수 형태 근로 종사자 내에서도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를 고려하면 직종별 국민연금 가입상태를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이스란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오늘날 국민연금은 다층적 노후 소득 보장 체계의 중심으로, 특수형태 근로와 같이 변화하는 노동시장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변화하는 인구구조 및 다양화되는 노동시장에서 국민연금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연금개혁 과정에서 함께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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