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보율 38%로 인천서 가장 낮아
연수구는 88%… 지역별로 격차 커
인천시 “2035년까지 성능 보강”
9일 오전 인천 강화도 서쪽 25km 해역에서 관측 이래 가장 큰 규모인 3.7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강화군의 공공시설물 내진 성능 확보율이 32%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 지역별로도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이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단기 해결책으로 꼽히는 내진 성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지역별 격차 큰 내진 성능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강화군은 지진을 견디는 성능을 갖춰야 하는 125곳의 공공시설물 중 41곳(32.8%)만 내진 성능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10개 구·군 중 내진 성능 확보율이 가장 낮다. 강화도의 행정을 담당하는 군청 청사도 내진 성능을 갖추지 못했다. 강화군에서 9일 발생한 지진은 1978년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강화도 반경 50km 내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규모였다.
강화군 다음으로는 부평구와 남동구가 각각 41.1%, 48.7%의 확보율을 보이며 대상 공공시설물 중 절반 이상이 여전히 내진 성능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반면 연수구가 공공시설물 62곳 중 55곳(88.7%)의 내진 성능을 갖추며 10개 구·군 중 확보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동구(70.8%), 계양구(67%)가 그다음으로 높았다. 인천 전체적으로 보면 공공시설물 내진 성능 확보율이 76%로 전국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지만,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학교 시설도 40% 정도는 내진 보강이 필요한 상태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등 내진 성능을 갖춰야 하는 교육시설물 1372곳 중 800곳(58.3%)만 내진 성능을 확보했다.
○ “2035년까지 모든 공공시설 내진 성능 갖출 것”
전문가들은 비교적 지진의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수도권에서도 대형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시설물의 내진 성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한반도에서 지진은 주로 진원 깊이 4∼12km에서 발생했는데, 이번 지진은 19km나 됐다. 지각이 약해져 지진이 발생하지 않던 깊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지진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 피해를 대폭 줄일 수 있는 내진 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2035년까지 모든 공공시설물에 내진 성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보강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공공시설물 39곳에 내진 보강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는데, 최근 강화도 인근에서 지진이 발생하며 대상 시설을 확대할 방침이다. 시교육청도 2029년까지 모든 교육시설의 내진 보강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유치원과 특수학교를 우선으로 내진 보강 사업을 실시하고, 공공기관 청사 등은 학교시설 보강을 마친 뒤 추진할 예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지진으로 올해 내진 보강 사업 계획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피훈련 등도 강화해 만일의 사태에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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