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때 아닌 폭우로 하루 휴장했던 강원 겨울축제들이 14일부터 정상 운영을 시작했다. 수많은 관광객이 추억 만들기에 빠져들었다.
화천 산천어축제는 개막 후 두 번째 주말인 14일 이슬비가 내리는 상황에서도 오전 8시 반부터 관광객들이 줄을 지어 축제장에 입장했다. 이틀 동안 30mm의 비가 내렸지만 얼음 낚시터의 얼음 두께는 평균 37cm를 유지해 안전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광객들은 얼음낚시터 구멍마다 자리를 잡고 낚싯대를 드리운 채 짜릿한 손맛을 즐겼다. 일부 관광객들은 한 손에는 우산을, 다른 한 손에는 낚싯대를 들고 산천어 낚시 삼매경에 빠졌다. 이날 하루 동안 4만9000명이 찾아와 7일 개막 이후 누적 방문객은 56만1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노원구에서 축제 현장을 찾은 김경숙 씨(43)는 “비가 내려 조금 불편하기는 했지만 낚시를 하고, 축제를 즐기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잡은 산천어를 아이들과 함께 구워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고 말했다.
화천군은 축제 재개를 위해 축제장에 빗물 유입을 막고, 스며든 빗물을 제거하느라 사투를 벌였다. 축제장 전체 얼음판과 통행로 경계에 모래주머니와 비닐, 보온덮개를 3중으로 설치해 빗물 유입을 막았고, 얼음썰매장 등에는 펌프를 통해 고인 물을 뽑아냈다. 또 상류에서 화천천으로 내려오는 물의 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실시간으로 축제장의 수위를 점검하면서 물길을 돌렸다. 축제장 종합안내센터 행정지원반에서는 9개의 폐쇄회로(CC)TV 화면으로 축제장의 수위와 물 양, 얼음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화천군의 이 같은 신속한 대응은 2020년 하루 70mm의 폭우를 겪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13일 새벽부터 비가 내리자 최문순 화천군수를 비롯한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밤새 축제장을 지키며 빗물 유입을 막았다.
15일에는 비가 눈으로 바뀌었지만 관광객들의 발길을 막지 못했다. 화천군 공무원과 자원봉사센터 회원들은 축제장에서 제설작업을 했고, 이른 시간부터 관광객들이 찾아와 얼음판을 메웠다.
13일 하루를 건너 뛴 선등거리 야간 페스티벌도 14일 재개됐다. 오후 6시부터 3시간 동안 화려한 음악과 다채로운 이벤트가 수천 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페스티벌 콘셉트인 ‘응답하라 선등거리’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과거 나이트클럽과 록카페 등에서 인기를 끌던 추억의 음악들이 흘러나와 관람객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선등거리 한편에서는 무료 맥주 시음회와 파크골프 체험 이벤트 등이 열려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야간 페스티벌은 매주 금, 토요일 오후 6∼9시 열린다.
최 군수는 “축제장은 빠르게 제 모습을 찾고 있다”며 “안전한 축제를 최우선 목표로 축제장 관리에 모든 인력과 자원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평창 송어축제와 홍천강 꽁꽁축제도 13일 하루 휴장하거나 일부 프로그램을 중단했지만14일부터 정상 운영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