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성남시청 직원 “유동규, 市 패싱하고 이재명에 직보해 당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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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수사]
“유, 에너지 넘쳐… 대장처럼 느껴져”… “40년 공직생활 동안 처음 겪어”
檢, 대선 전인 2021년 11월 말… ‘배임 피의자 이재명’ 적시해 입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2021년 대장동 수사 초기부터 배임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로 입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민간사업자의 수익을 늘리는 주요 결정을 하면서 이례적으로 성남시를 ‘패싱’하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 등 성남도개공 관계자로부터 직접 보고받은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은 민간사업자들에게 수천억 원대 이익을 몰아준 대장동 의혹의 책임자를 이 대표로 보고 이르면 이달 말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 “공사 직보, 공직생활 40년에 처음 봐”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는 2021년 11월 말 서울중앙지검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됐다. 같은 해 9월 말 서울중앙지검에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이 꾸려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사 초기부터 이 대표가 피의자로 입건된 것이다.

검찰은 당시 대장동 사업에 관여한 성남시 현직 공무원들을 잇달아 불러 조사하면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공무원들을 건너뛰고 성남도개공 관계자들로부터 직보를 받아 사업을 진행해 왔다는 진술 등을 확보했다. 관련 혐의 조사를 위한 참고인 조사만 최소 8번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직보를 받고 결정한 대표적 사례가 ‘1공단 분리 개발’ 결정이다. 성남시는 당초 대장동과 성남시 구도심에 위치한 1공단 부지를 결합 개발하기로 했다가 2016년 1월 ‘분리 개발’로 방침을 바꿨다. 그런데 이 대표는 성남시 주무 부서가 아닌 공사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직접 변경 계획을 결재했다고 한다. 당시 성남시 공무원 사이에선 “결합 개발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반대하는 입장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성남시에서 대장동 업무를 담당한 공무원 A 씨는 검찰 조사에서 “성남시 내부 결재를 받아야 하는데 성남시 산하기관에서 성남시장에게 직접 보고한 것이라 당황스러웠다”며 “유동규가 에너지가 넘쳤다. 산하기관이면 상급 기관인 성남시에 와서 조심스러워야 할 텐데 그런 게 없었다. 대장처럼 느껴졌다”고 진술했다. 성남시 간부급 공무원 B 씨는 검찰 조사에서 “40년 넘는 공직생활 동안 절차를 무시한 채 산하기관이 시장의 결재를 바로 받은 사례가 있었냐”는 질문을 받고 “한 번도 없었다”고 답했다.

이 결정은 민간사업자의 수익 증대로 이어졌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는 검찰 조사에서 “1공단 분리에 따라 초기 토지보상금 2000억 원에 대한 금융비용 약 100억 원 이상을 아낄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그 밖에도 당시 성남시가 각종 인허가 혜택을 통해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의 비용을 덜어줬다는 증언과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설 연휴 이후 이 대표 출석 요청할 듯

하지만 당시 서울중앙지검(지검장 이정수)은 수사팀 구성 16일 만에 성남시청을 뒤늦게 압수수색하면서 ‘늑장 수사’ 논란이 불어졌다. 또 유 전 직무대리와 고 김문기 전 공사 개발사업1처장 등 핵심 관계자들로부터 윗선의 관여에 대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김 전 처장은 2021년 12월까지 진행된 검찰 조사에서 대부분 “기억이 안 난다”는 식으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해 7월 새로 구성된 수사팀이 대장동 의혹을 재수사하는 과정에서 유 전 직무대리와 남욱 변호사 등이 태도를 바꾸면서 이 대표가 공사에 불리한 수익배분 구조를 사전 승인한 정황 등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설 연휴(21∼24일)가 끝난 뒤 이 대표를 배임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옛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일정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유동규#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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